법무부, 과거사 피해자 863건 상소 취하·포기…배상금 2000억원 지급

피해자 2202명 배상금 수령
피해자 고령·사망 시 직권재심

법무부와 검찰이 과거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 사건 희생자들을 대상으로 국가배상소송 상소를 취하하고, 피해자 2200여명에 배상금 약 2000억원을 지급했다.

법무부 청사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저작권자 ⓒ 2024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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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과거사 피해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국가배상소송에서의 관행적인 상소를 자제하고,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상소 취하 및 포기 조치를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부터 주요 과거사 사건에 대해 일괄적인 상소 취하 및 포기를 지시해왔다. 지난해 8월5일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사건을 시작으로, 9월29일 삼청교육대, 10월13일 여수·순천 10·19 사건에 대해 상소 포기 지시를 내렸다.


지난 3월 기준 이같은 조치가 완료된 사건은 총 863건이다. 대상 인원은 3587명에 달한다. 사건별로는 삼청교육대가 608건(157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형제복지원 116건(756명), 여수·순천 10·19 사건 97건(904명), 선감학원 42건(357명) 순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피해자 2202명이 총 1995억7900여만원의 배상금을 지급받았다. 지난 한 해 동안 157건(987명)에 대해 약 1534억원이 집행되었으며, 2026년 들어 3월까지 61건(1215명)에 대해 약 461억원의 판결금이 지급되었다. 사건별 총 집행액은 형제복지원이 약 1228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여순사건(약 387억원), 선감학원(약 312억원), 삼청교육대(약 67억원)가 뒤를 이었다.


피해자들이 고령이거나 이미 사망하여 직접 재심을 청구하기 어려울 경우 국가가 직접 재심을 청구하는 직권재심을 활용하고 있다. 제주 4·3 사건의 경우, 광주고검은 지난 3월 말 기준 군법회의 수형인 1747명과 일반재판 수형인 541명 등 총 2288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으며, 이 중 2208명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납북귀환어부 사건과 관련해서도 속초·강릉·춘천·순천 등에서 137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해 107명의 무죄를 끌어냈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의 경우, 2025년 11월 광주지검이 재심청구권자가 모두 사망한 것을 확인한 후 검찰 최초로 특별재심 사유를 적용해 직권재심을 청구했다.


과거의 부당한 기소유예 처분을 바로잡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재심 사유에 준하는 사정이 발견되었음에도 별도의 권리구제 절차가 없어 기록상 낙인이 남아있던 사건들이 대상이다. 서울남부지검은 1983년 '자본론' 소지 등을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이모씨에 대해 직권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은 집시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기소유예 사건을 재검토해 혐의없음으로 변경했으며, 경주지청은 납북귀환어부 15명에 대해 직권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법무부와 검찰은 유죄가 확정된 공범이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관련 기록과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분석, 관련자 진술 청취 등을 통해 혐의없음 처분을 검토할 방침이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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