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안전예산 2~3%로 상향…고위험 실험실 '1등급'으로 끌어올린다

과기정통부, 안전관리 인력 확대·책임 강화…"사고 반복 땐 기관장도 제재"

정부가 반복되는 연구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관리비를 최대 3%까지 상향하고, 고위험 연구실을 '안전 1등급' 수준으로 개선하는 전방위 대책을 내놨다. 연구책임자뿐 아니라 기관장 책임까지 강화하는 등 관리 체계도 대폭 손질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구혁채 제1차관 주재로 연구실안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연구실 안전 강화 대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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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은 첨단·대형화되는 연구 환경에서 화학물질, 고압가스, 반도체 공정 등 위험 요소가 증가하는 상황을 반영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중심 안전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사고가 잦은 고위험 연구실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안전예산 상향·인력 확대…"관리에서 예방으로" 전환


핵심은 크게 ▲안전 인프라 확충 ▲안전문화 정착 ▲책임체계 강화 등 세 가지다.


우선 안전 인프라 측면에서는 현재 일부 결함이 있는 2·3등급 연구실을 1등급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국소배기장치, 고압가스 캐비넷, 폐시약 처리시설 등 필수 안전설비를 확충한다. 현재 전체 연구실 중 약 38.6%가 개선이 필요한 2·3등급으로 분류된다.


안전관리비도 대폭 늘린다. 연구과제 인건비 기준으로 1% 이상이던 법정 안전관리비를 일반 과제는 2% 이상, 고위험 과제는 3% 이상으로 상향해 실질적인 투자 확대를 유도한다. 특히 고위험 연구실 개선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도록 설계됐다.

현장 관리 인력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연구활동종사자 1000명 이상 기관에 전담 인력 1명 이상을 두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3000명 이상일 경우 2명 이상으로 늘리고, 고위험 연구실 250개당 추가 인력을 의무 배치한다. 단순 점검 중심이던 역할도 고위험 연구실 밀착 관리로 전환한다.


교육과 문화 측면에서도 변화가 크다. 고위험 연구실 소속 학생 연구자의 사전 안전교육 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확대하고, 연구 참여 전 교육 이수를 의무화한다. 실제 사고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실습형 교육도 강화해 현장 대응력을 높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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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바일 기반 통합 안전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위험 예측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안전 캠페인과 '안전주간' 확대 등을 통해 연구자 참여형 문화도 확산할 계획이다.


책임체계는 한층 엄격해진다. 동일 원인 사고가 반복될 경우 기관장에게 과태료를 가중 부과하고, 대학 총장 등 기관장 대상 안전교육을 의무화한다. 연구실 책임자가 보호구 착용 지도나 위험 분석을 소홀히 해 중상해 사고가 발생하면 별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고위험·대형 연구실에는 전담 안전관리자 지정이 의무화되고, 사고 분류 기준을 세분화해 관리 체계도 고도화한다. 입원 3일 이상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 보고도 의무화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연구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라며 "연구자가 안심하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도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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