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항암 같이 힘든 치료를 받으며 겪는 정서적 고통과 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준다는 것, 그것이 알테오젠 기술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피하주사(SC) 제형 변환 기술인 'ALT-B4'의 본질은 수익 창출·기술적 진보를 넘어 '환자 삶의 질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맥주사(IV)를 맞기 위해 병원 내 인퓨전 센터(주사실)에 온종일 머물거나, 무거운 링거백을 끌고 화장실을 가야 하는 암 환자들의 고된 일상이 SC 제형 전환을 통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피하주사 제형은 복부나 허벅지 피부 아래 지방층에 단 몇 분 만에 약물을 간단히 투여할 수 있다. 투여 직후 곧바로 평범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혁신적으로 높아진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가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알테오젠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이 산업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서적 치료까지 가능케하는 점에 주목했다. 정동훈 기자
전 대표는 "암 환자들의 경우 가슴에 '케모 포트(항암제 주사관)'를 뚫고 튜브를 단 채 생활하며 샤워조차 마음 편히 하지 못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는다"며 "우리의 기술은 투여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환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돌려주고, 나아가 병원에 모여 주사를 맞으며 겪어야 하는 '환자'라는 심리적 굴레와 정서적 고통까지 벗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케모 포트는 반복적인 항암제 투여, 수혈, 채혈을 위해 쇄골 아래 피부 밑에 이식하는 동전 크기의 원통형 기구(포트)와 심장 가까운 굵은 혈관으로 연결되는 관(카테터) 시스템을 말한다.
이러한 환자 중심의 기술력과 압도적인 생산성은 글로벌 빅파마들의 파트너십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 알테오젠은 올해 1분기에만 글로벌 제약사와 2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순항 중이다. 전 대표는 "단순히 시장 전환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사와 환자들이 의료 현장에서 우리 기술의 유용성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우리 기술을 검증받기 위해 뛰어다녔다면,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우리 기술의 상업성과 안정성을 먼저 인정하는 단계로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시장의 뜨거운 화두인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SC 전환에 대해서도 전 대표는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독성이 강한 ADC를 피하 주사로 전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우리만의 독자적인 방식을 통해 극복해 효능은 유지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알테오젠의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시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전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이 결코 단순한 과정이 아님을 역설했다. 통상적인 기술이전은 물질이전계약(MTA)을 맺고 3~4개월간 파트너사가 직접 자사 약물에 알테오젠 기술을 적용해 보는 테스트 과정부터 시작된다. 결과가 성공적이면 대략적인 계약금과 마일스톤(기술료) 규모 등을 정하는 '논-바인딩 텀싯(Non-binding Term Sheet·구속력 없는 가계약)'을 논의하며, 이후 '데이터 룸(기밀 정보 공유 공간)'을 열고 품질관리(QC), 인허가, 특허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실사(Due Diligence)와 질의응답이 최소 수개월간 이어진다.
이 과정만 족히 2~3년이 걸리지만, 최근 그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 대표는 "과거에는 본계약까지 수년간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머크(MSD) 등과의 대규모 계약을 거치며 표준화된 계약 구조가 자리 잡았고 검증된 데이터가 쌓이면서 논의 기간이 대폭 압축됐다"고 설명했다. 임상 공백을 없애기 위해 실사와 테스트를 병행하는 옵션 계약을 맺고 속도전을 펼치는 파트너사들도 늘고 있다. 전 대표는 "올해는 회사 역사상 역대 가장 큰 규모와 가장 많은 라이선스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