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AI 모델을 도입하거나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만으로 기업의 생산성이 곧바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제조 현장에서는 기존 설비·센서·로봇·업무 시스템·레거시 데이터가 따로 움직이고, AI도 부서별·기능별로 떨어져 작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미겔 뉴흐 밴티크(Vantiq) 아시아태평양·중동·중남미 최고매출책임자(CRO)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미겔 뉴흐(Miguel Nhuch) 밴티크(Vantiq) 아시아태평양·중동·중남미 최고매출책임자(CRO)는 이런 혼란을 해소하면서 기업 AX에 성공하기 위한 길은 현장의 시스템과 AI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강조했다.
뉴 CRO는 2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AI를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같은 소프트웨어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애플리케이션 자체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쓰이는 구성요소"라고 설명했다.
AX 전환의 현실에 대한 그의 진단은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부서별·공정별로 AI를 따로 붙이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생산성 향상이나 안전 확보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뉴 CRO는 이를 'AI 섬'(islands)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AI가 독립된 섬처럼 작동하면 다른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지 못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제조업에서 실시간성(Realtime)이 중요한 이유로 안전과 생산성을 들었다. "로봇이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며 "누군가 그 사실을 세 시간 뒤에 알게 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 뉴 CRO는 "경영자가 원하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안전하고 생산적이며 효율적인 공장"이라고 덧붙였다.
밴티크의 실시간 AI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해서는 공장 안의 로봇, 센서, 설비, 레거시 시스템, 여러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상황을 즉시 파악하고 대응하도록 만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뉴 CRO는 "회사는 사람의 몸처럼 완전히 오케스트레이션 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여러 시스템과 기계, AI를 하나의 형태로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흐 CRO는 기업들이 AI 투자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기업이 어떤 거대언어모델(LLM)을 쓸지부터 고민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AI를 업무 흐름 안에 어떻게 넣을 것인가라는 설명이다. 그는 "비즈니스 리더가 원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효율, 산출, 관리, 공장의 전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X를 추진하는 CEO와 CIO에게는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를 조언했다. 그는 "AI는 회사가 운영되는 방식을 바꾸는 문제"라며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할 때는 반드시 비즈니스 담당자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도입을 CIO나 IT 부서에만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운영부서와 기술부서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AI의 환각과 오판,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위험이 낮고 빈도가 높은 업무는 AI가 자동화할 수 있지만, 고위험 업무에서는 AI가 제안하고 사람이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 CRO는 한국 제조, 헬스케어, 방산, 공공 영역에서 실시간 AI 오케스트레이션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 "한국 시장이 진짜 AI, 진짜 지능형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도록 돕겠다"고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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