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활로는 기업대출·해외진출'…가계대출 규제에 전략 수정하는 인뱅

인뱅 3사, 시중은행 대비 낮은 예대율
SME 대출 늘리고 지방은행과 기업대출 협력
해외에는 IT기반 금융플랫폼 수출

인터넷 전문 은행 3사(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가 고객 유치와 여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 대출 및 해외 금융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엄격히 관리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은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예대율 관리에 고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케이뱅크의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연 3.72~8.50%,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연 4.29~6.92%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연 3.61~6.01%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케이뱅크 주담대의 하단과 상단은 각각 0.11%포인트·2.49%포인트 높다. 특히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일주일 전보다 하단 0.1%포인트, 상단 0.59%포인트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가계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역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보다 약 2배가량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512%였으나, 인터넷 은행은 토스뱅크 3.20%포인트, 케이뱅크 2.43%포인트, 카카오뱅크 1.64%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이자 마진을 방어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 은행 3사의 총수신 잔액은 126조 7986억원인 데 비해 총여신 잔액은 80조 6306억원에 그쳤다. 시중은행이 예대율을 95~100%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과 달리 인터넷 은행 3사의 평균 예대율은 65.4% 수준에 불과해 적극적인 여신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소상공인 잡고 지방은행과 손잡고…기업금융 '승부수'

'새 활로는 기업대출·해외진출'…가계대출 규제에 전략 수정하는 인뱅

인터넷 은행들은 기업금융 활성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기업대출 잔액은 토스뱅크가 7.5%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카카오뱅크가 61.23%, 케이뱅크가 100.69% 급증했다.

우선 소상공인·자영업자(SME)와 개인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선순위 근저당권 등 권리가 이미 설정된 담보라도 후순위 대출 신청이 가능한 개인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최장 20년·최대 10억원)을 운영 중이다. 실제 고객 5명 중 4명은 후순위 대출이며, 금리도 최대 0.75%포인트 낮춰 최저 연 2%대 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SOHO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2024년 1조9000억원에서 1년 만에 3조1000억원 규모(1조2000억원 증가)로 키웠다.


2030년까지 가계와 기업 대출 비중을 5대 5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세운 케이뱅크도 SME 금융을 바탕으로 기업대출 잔액을 1조1514억원에서 2조3107억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대출 규모를 1776억원에서 3196억원으로 늘리는 등 규모와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일 때 인터넷 은행들이 틈새를 잘 파고들었다"며 "자체 여신을 늘리는 효과와 동시에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여 포용 금융에 기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지방은행과 손잡고 공동대출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 기업금융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면 영업이 불가능한 인터넷 은행으로서는 지방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내 영업 인프라와 기업여신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지방은행 역시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 은행의 인프라를 통해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출 신청자도 두 은행으로부터 각각 심사를 받은 뒤 최적의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현재 토스뱅크-광주은행 협력 모델을 필두로 케이뱅크-부산은행, 카카오뱅크-전북은행이 협업 중이다.


IT기술력 기반 해외시장 진출 박차·외국인 대상 서비스도 확대

인터넷은행들은 그간 쌓아온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 결제·송금·신용평가 등 금융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외국인 대상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플랫폼 협력 전략을 가시화한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 슈퍼뱅크 운영과 태국 뱅크X 라이센스 획득에 이어 올해는 몽골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태국 최대 상업은행 카시콘뱅크와 협업해 블록체인 기반 국경 간 결제·송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디지털 자산 기업 체인저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기술검증(PoC)에 나섰다. 토스뱅크는 금융 기능을 API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금융(BaaS)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외국인 관련 서비스를 위해서는 외국인비대면계좌, 외국인등록증 진위확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연내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을 통해 글로벌 송금과 결제 인프라 혁신도 추진할 방침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포용적·생산적 금융 기조, 기술의 발전으로 금융생태계가 변하고 있다"며 "기업금융 활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해외 기업·금융에 인터넷은행만의 IT 기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지속가능한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