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면목역3의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면목역3-1구역 조합)이 공동시행자인 한다종합건설을 상대로 낸 7억원대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1심 법원이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모아타운 사업장의 공동시행자 방식 계약을 둘러싼 분쟁에서 나온 첫 판결로, 서울 시내 122곳에 지정된 다른 모아타운 사업장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주택개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중랑구에서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모아타운 방식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중랑구 제공.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김정태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면목역3-1구역 조합이 한다종합건설과 전 대표이사 김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한다종합건설은 조합에 7억3403만원과 이에 대한 지난해 9월 2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김씨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합과 한다종합건설이 2023년 6월 22일 맺은 공동시행계약 자체를 무효로 봤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 제25조 제1항 제1호는 조합이 제3자와 공동으로 정비사업을 시행할 때 조합원이 서면동의서에 성명을 적고 지장(指章)을 날인하는 방식으로 동의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분증 사본도 첨부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 조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며 "이런 방식의 서면동의를 거치지 않은 채 공동시행자를 선정하고 공동시행계약을 체결한 것은 무효"라고 밝혔다. 면목역3-1구역 조합은 2023년 5월 정기총회에서 한다종합건설을 공동시행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지만, 별도의 서면동의 절차는 밟지 않았다.
재판부는 절차를 엄격히 요구하는 취지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사결정 진정성을 담보하고, 공동시행자가 실질적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만큼 선정 절차를 엄격히 제한해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이 무효로 판단되면서 조합이 2023년 7월 한다종합건설에 지급한 7억3403만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해 전액 반환 대상이 됐다. 창립총회에서 책정된 공동시행 용역비 10억3700만원의 70.78%에 달하는 금액으로, 사업시행계획인가도 받지 못한 사업 초기 단계에 일시 지급된 것이어서 조합 측은 그동안 과도하다고 문제 삼아왔다.
다만 재판부는 조합 측의 다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다종합건설이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사업자 자격이 없다는 주장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이 계약은 용역위탁계약이 아니라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하기로 한 약정"이라며 "도시정비법 제102조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매출액의 2.1%를 대가로 지급하기로 한 점, 비용 부담 주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 협의해 결정하기로 한 점 등이 통상의 용역계약과 다르다는 것이다.
면목역3-1구역(7434.70㎡)은 서울시와 중랑구가 지정한 모아타운 사업지(면목동 152-1번지 일대 8만8040㎡) 안에 있는 사업장 중 한 곳이다. 모아타운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재개발 정책으로, 노후 저층주거지 10만㎡ 이하 구역을 묶어 가로주택정비·자율주택정비 등 소규모 방식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올해 1월 말 기준 서울 시내 122곳이 지정됐으며 중랑구에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16곳이 추진 중이다.
원고 측 대리인인 전성민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모아타운 사업장 상당수가 택한 공동시행자 방식의 절차적 흠결을 사법부가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다종합건설 측은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면동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총회 결의만으로 공동시행자를 선정한 다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분쟁이 잇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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