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7연속 연 2.50%로 동결한 것은 이란 전쟁이 국내 공급에 미칠 충격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을 좀 더 지켜보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4.10 강진형 기자
28일 한은이 공개한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은 모두 기준금리 동결에 동의했다.
동결을 결정한 이유로는 이란 전쟁발(發) 공급 충격, 물가 상방압력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동결을 지지한 한 위원은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공급 차질이 발생했지만 공급 충격이 기조적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안정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사태 추이를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일단은 지켜보는(wait-and-see) 자세가 바람직하다"며 "중동 지역의 상황, 경제의 성장 경로 및 물가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기준금리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어느 때보다 통화정책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의견을 냈다.
물가 상방압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다른 위원은 "고환율과 고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확산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되 중동 상황과 성장경로, 물가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금리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금리 결정의 무게 중심을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서 물가 안정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위원은 "지난해 전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에, 이후 올 초까지는 금융안정에 중점을 둬 왔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주요국들도 대체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현저히 약화해 기존 경로의 변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도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 위원은 "가계부채는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수도권 주택시장도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방침 등의 영향으로 가격 오름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됐다"면서도 "일부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높은 가격 오름세, 전세가격 상승폭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앞으로의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글로벌 공급 충격의 지속 기간과 영향, 기대 및 기조적 인플레이션 흐름의 변화,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한 위원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간의 상충관계를 감안해 결정하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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