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누나 예금 30만원 찾으려고…'유골' 들고 은행 찾은 50대 인도 남성

사망 증명 못하자 유골 들고 방문

인도에서 50세 남성이 숨진 누나의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유골을 직접 들고 은행을 찾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류 인증이 막히면서 벌어진 일로, 형식 중심의 금융 시스템이 취약계층을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인도 매체 NDTV 등에 따르면 인도 동부 오디샤주 케온자르 지역의 한 마을에 사는 지투 문다는 전날 오후 1시께 누나 카를라 문다(56)의 유골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

은행 앞에서 경찰관과 이야기 중인 지투 문다. 인디아투데이 캡처

은행 앞에서 경찰관과 이야기 중인 지투 문다. 인디아투데이 캡처


그가 찾으려 한 돈은 약 1만9300루피(약 30만원). 두 달 전 질병으로 숨진 누나의 계좌에 남아 있던 예금으로, 사실상 유일한 유산이었다. 그는 매형과 조카가 수년 전 세상을 떠나 누나의 유일한 유산 상속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은행을 방문해 출금을 요청했지만, 계좌 명의인의 직접 방문이나 사망 증명서, 상속 관련 서류 제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빈곤층, 행정 문턱에 가로막혀

문제는 그가 이러한 서류를 준비할 수 없는 환경에 있었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지 못한 부족민 출신인 그는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았고, 관련 서류를 발급받는 과정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는 누나의 사망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마을 화장터에서 유골을 꺼내 천에 담았고, 이를 들고 약 3㎞를 이동해 다시 은행을 찾았다. 은행에 도착한 그는 유골을 건물 앞에 내려놓고 직원들에게 돈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 대응 두고 비판 이어져

현지에서는 은행의 대응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주민들은 "가난한 사람이 자신의 돈을 찾기조차 이토록 어려워야 하냐"며 형식적인 절차만을 강조한 금융기관의 태도를 지적했다.


특히 지역 사회에서는 마을 대표나 공동체를 통해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경직된 행정 처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사안을 인도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남성은 이후 유골을 다시 매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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