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글라데시에 닥친 폭풍우가 동반한 낙뢰로 최소 14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삼림 파괴로 피뢰 역할을 하던 대형 수목이 줄어든 데다, 기상정보 활용 부족 등 대응 체계 미흡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갑자기 강풍 등 폭풍이 몰아닥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글라데시 여러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폭우와 함께 벼락이 떨어져 최소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세 소년은 자신의 집 밖 도로에 다른 2명과 함께 서 있다가 벼락에 맞았고, 3명 모두 현장에서 즉사했다. 결혼한 지 8일밖에 안 된 22세 농장 노동자도 일을 마치고 귀가 도중 변을 당했다.
이번 낙뢰로 인한 희생자 대다수는 들판에서 일하던 농민과 노출된 야외 지역에 있던 노동자들이라고 현지 당국은 전했다. 이 밖에 여러 명이 낙뢰로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중태라고 외신은 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매년 수백 명이 낙뢰로 사망하곤 한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아져서 기상이 불안정해지는 우기 이전 4∼6월께 사고가 잦다. 방글라데시는 2016년 낙뢰를 자연재해로 선포한 바 있다. 2024년 2~9월 8개월 동안 낙뢰로 인한 사망자만 29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에서 낙뢰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현상이 삼림 파괴와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떨어지는 번개를 피뢰침처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던 키 큰 나무가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벼락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 기상청의 무함마드 아불 칼람 말릭 선임 기상학자는 "(벼락) 예보 정확도는 크게 향상됐지만, 문제는 현장 대응"이라면서 "사람들은 (낙뢰) 경고를 받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이가 제때 행동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폭풍이 너무 빠르게 발달해 밭에서 대피할 시간이 부족한 농촌 노동자들이 특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소·염소 등 가축을 챙기려다가 낙뢰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도 많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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