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구비 사용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묶음형 연구비'를 도입한다. 연구 현장에서 지적돼 온 과도한 증빙과 행정 부담을 줄여 연구 몰입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픽사베이 제공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연구비 집행 방식의 전환이다. 기존처럼 세부 항목별로 엄격히 구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자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
우선 연구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연구혁신비' 비목(직접비)이 신설된다. 연구재료비와 출장비, 회의비 등 연구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별도 항목 구분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혁신비는 직접비의 10% 범위 내(최대 5000만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카드 매출전표와 사용 목적만으로 증빙이 가능하도록 해 기존 회의록 작성 등 복잡한 절차를 대폭 줄였다. 또 회의비 사용 시 외부 참석자 필수 요건도 폐지됐다.
이 제도는 일부 사업을 대상으로 내년 6월부터 우선 적용되며, 2027년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연구기관이 사용하는 간접비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바뀐다. 지금까지는 사용 가능한 항목에 포함되지 않으면 집행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금지 항목만 제외하면 연구 관련 비용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료 등 새롭게 등장하는 연구 비용도 별도 규정 개정 없이 간접비로 집행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제한됐던 연구 대응 자금 등도 사용이 가능해진다. 간접비 규제 완화는 시행령 공포와 동시에 즉시 적용된다.
아울러 연구현장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세부 규제도 함께 정비됐다. 회의비 사전 결재 요건은 전면 폐지됐으며, 연구재료비 증빙도 검수확인서 수준으로 간소화된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부담을 줄이고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사소하더라도 연구 몰입을 방해하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정은 '연구행정 혁신+' 정책의 첫 단계로, 정부는 향후 행정서식 간소화 등 추가적인 연구제도 개선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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