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재무부를 찾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가졌다. 재정경제부
미국이 이란과 벌인 중동 전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타진 중인 나라에 한국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미투자 협상 과정에서 '한국에 달러가 충분하다'며 통화스와프 체결 요구를 거부했던 미국이 달러 패권 강화를 위해 이란 전쟁 충격파가 큰 다수 국가와 외환 공급방안 논의 등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28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9~20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외환시장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 부총리 일정에는 국제금융차관보와 외환·환율 관련 실무진인 외화자금과장, 국제통화팀장 그리고 통화스와프를 담당하는 금융협력과장도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통화스와프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스와프 추진 여부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양국 당국자 간에 이야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면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NCND)"고 밝혔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논의 자체가 시장에 자칫 '달러 부족'이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G20 행사차 워싱턴D.C.를 방문한 칼리드 모하메드 발라마 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 총재와 만나 통화스와프 라인 구상을 논의했다. UAE 측이 이란 전쟁 여파가 에너지 시장을 넘어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달러 부족을 메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달러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원유 판매와 거래결제를 위안화로 돌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과의 협상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4236억달러에 달하고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달러 이상의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등 대외건전성에 문제없지만, 3500억달러 대미투자와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악재가 겹쳐있는 고환율 상황에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시장 심리 안정과 환율 방향성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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