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1년 미만 근무해 퇴직금을 못 받는 기간제 노동자에게 최대 248만8000원의 공정수당이 지급된다.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심사제를 거쳐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부문에서조차 퇴직금 회피를 위한 1년 미만 계약, 낮은 처우 등이 문제되자 처우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정규직 TF를 발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동안전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6.4.16 조용준 기자
우선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의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를 위한 공정수당이 도입된다. 현행법상 1년 미만 기간제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1년 기간제 노동자가 퇴직할 때 평균 생활임금(최저임금의 118%)의 8.5~10%를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률은 근로계약에 따라 다르다. 단기계약일수록 지급률이 높다. 1~2개월 노동자의 지급률은 10%로 퇴직 시 38만2000원을 받게 된다. 11~12개월 노동자의 지급률은 8.5%로 퇴직 시 248만8000원을 받게 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단기계약일 때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해 노동자의 고용불안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퇴직금보다 11~12개월 공정수당을 더 많게 책정해 공공부문의 장기 계약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공공부문 내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적정임금제도 도입한다. 최저임금의 118%를 적정임금으로 정하고, 모든 기간제 근로자가 이 이상을 받도록 한다.
공정수당과 적정임금 재원은 정부 예산과 자체 수익금으로 충당한다. 기획예산처는 내년도 예산안편성지침에 공정수당, 적정임금 관련 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단기 계약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기 때문에 아직 예산 규모가 정확히 추계되진 않는다"면서 "부처별 예산 요구가 시작되는 5월 중 밑그림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부문에서 1년 미만 계약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단 불가피한 경우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전심사제를 거쳐 예외적 채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심사위원회 구성 시 외부 위원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등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도 제한한다. 불가피한 경우 사전심사제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고용, 임금현황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TF에서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공공부문 처우개선에 대한 추가적 논의는 올해 9월 발족하는 공무직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처우개선을 통해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돼 일하는 국민 누구나 일터에서 존중받고 땀의 가치에 맞게 대접받는 일터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약 2100개소를 대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는 약 14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년 미만 계약자는 약 7만3000명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평균 정액임금(기본급, 제수당, 매달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을 포함한 임금)은 월 289만원이며, 이 중 1년 미만 계약자 임금은 월 280만원으로 더 낮았다. 동일직종에 종사하더라도 소속기관에 따라 임금 차이가 발생했다. 정규직(공무직)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복지포인트, 식대, 명절 상여금 수령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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