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집도의 모두 비운 수술실"…걸어 들어간 환자 '의식불명'

YTN 정형외과 마취 의료 사고 보도
마취의·집도의 부재 상태에서 심정지
가족 "의무 위반" 주장

팔꿈치 수술을 받은 40대 여성이 마취과 의사와 집도의가 모두 수술실을 비운 사이 심정지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


27일 YTN은 올해 1월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은 40대 여성 환자가 수술 직후 심정지 사고를 겪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환자는 스스로 걸어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석 달 가까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술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DB

수술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DB


보도를 보면 당시 마취과 전문의 A씨는 환자 마취를 진행한 뒤 약 10여 분 후 수술실을 떠났다. 정형외과 집도의 B씨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이었다. A씨는 자리를 비운 상황에 대해 "프리랜서들은 그런 식으로 일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원장님이 그렇게 인지했을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원장님 오기 전에 제가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수술을 진행했지만, 역시 수술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났고 환자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B씨는 마취과 의사가 자리를 비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수술에 집중하고 있었고, 마취과 의사가 환자를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수술 후 환자가 깨어나지 않자 간호사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마취과 전문의 A씨에게 두 차례 연락했다. A씨는 해독제 투여를 지시했으며, 두 번째 투여 약 9분 뒤 환자는 심정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환자는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로, 현재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약 석 달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YTN은 전했다.

환자 가족 측은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남편은 "환자의 산소포화도 등 상태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집도의도 동시에 현장을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YTN 캡처

YTN 캡처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마취과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지속해서 관찰하며 마취를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마취과 전문의가 자리를 비울 경우에는 숙련된 의료인이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YTN에 "마취과 의사가 바로 옆에 있었다면 이상 징후를 더 빠르게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왜 그렇게 바이털 사인이 흔들리는지에 대한 정보 파악이 빠르게 필요한데, 그 부분에서 좀 조치가 늦어졌다, 혹은 잘못 조치 취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환자 가족은 의료진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집도의와 마취과 전문의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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