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육성 증언 자료가 시민단체의 품으로 돌아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유족 황소미 씨로부터 고(故) 황광룡 씨의 강제동원 관련 자료 4점을 기증받았다고 27일 밝혔다. 기증된 물품은 1996년경 녹음된 약 50분 분량의 육성 녹음테이프와 이를 저장한 USB, 국가기록원 발급 강제동원 피해신고 조사 기록, 위로금 지급 신청 심사 기록 등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강제노역 피해자 고(故) 황광룡씨의 유족으로부터 황씨가 남긴 육성테이프 등 관련 자료 4점을 기증받았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1920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황 씨는 23세였던 1942년 11월 일본 후쿠오카현 와카마쓰(若松) 조선소로 강제 동원됐다. 기증된 테이프에는 당시 일본으로 향한 경로와 참혹했던 노동 환경, 1944년 4월 고향 친구와 밀선을 구해 대마도와 완도를 거쳐 목포로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시민모임은 자료를 기증한 유족에게 확인서를 전달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해당 자료는 향후 강제동원 실태를 알리는 전시 및 역사 연구, 교육 자료로 소중히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외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는 전국 434명으로, 지난해 640명에서 불과 1년 사이 206명이 세상을 떠났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빛바랜 사진과 낡은 문서 한 장도 역사의 진실을 말해주는 소중한 자료"라며 "개인이 소장하면 사라지기 쉽지만, 흩어진 기억 조각들이 모이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제노역의 실상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나 사진, 일기, 영상물 등 작은 자료라도 적극적인 기증을 부탁드린다"며 "원본 소장을 원하는 경우 복제 후 소유자에게 반환하며 기증 증서를 발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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