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삼성전자 이익, 노사만의 결실인가"…파업 예고에 성숙한 해결 촉구 (종합)

삼성전자 파업 예고에 '생태계 책임론'
"석유 최고가격제,전쟁 끝나고 유가 안정되면 종료"
M.AX 속도전 강조…"안 하면 산업 자체가 사라진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벼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벼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성과가 과연 경영진과 근무하는 엔지니어,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봐야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노사 양측의 성숙한 판단을 촉구했다. 반도체가 국가 산업 전반과 협력업체, 주주, 지역사회까지 연결된 핵심 산업인 만큼 단순한 개별 기업의 노사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대해 "삼성전자에는 수많은 인프라와 협력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 국민연금 지분까지 얽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현재 이익 배분뿐 아니라 미래 투자 여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반도체는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지 않으면 안 되는 산업"이라며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누리고, 어느 정도를 미래 경쟁력으로 남길 것인지 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이익이 났다고 회사에 있는 사람들끼리만 그 이익을 나누는 문제인지,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해야 할 이슈인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아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산업이고, 그 격차도 계속 좁혀지고 있다"며 "인텔이나 일본 기업 사례처럼 한 번 경쟁력에서 밀리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몫은 분명히 있지만, 노와 사가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감안해 성숙한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장관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종료 여부에 대해서는 "끝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전쟁이 종료되거나 유가가 안정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종료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고가격제를 여름철 '모기장'에 비유했다. 그는 "어머니는 모기 들어온다고 문을 닫으라 하고, 아버지는 더우니 문을 열라고 할 때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모기장을 치는 것"이라며 "최고가격제도 딱히 마뜩한 대책은 아니지만 유가를 안정시키고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날씨가 선선해지면 문을 닫고, 모기가 안 들어오면 문을 열면 되는 것처럼 상황이 안정되면 제도도 종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제 소신과 맞지 않는다"며 "다만 지금은 최고가격제를 통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장 상황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는 몇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전쟁 종결이 중요하고, 전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여기에 국회에서 논의되는 사후 정산제 도입, 전속계약 해지 등 국내 석유 유통 제도 개편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는 것 자체보다 유가가 어떻게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3차와 4차 최고가격이 연속 동결된 배경도 밝혔다. 김 장관은 "3차 때는 유가가 올랐지만 동결했고, 이번에는 유가가 다소 떨어졌지만 동결했다"며 "지난번에는 오르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고, 이번에는 내린 것을 바로 반영하는 데 따른 부담이 있었다. 결국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자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정유사 손실 보전 문제에 대해서는 "정유사들이 회계법인을 통해 제출하고 원가산정위원회에서 검증하는 절차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정유사들이 과다하게 이익을 보거나 손해 보지 않는 범위 안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최고가격제로 인해 발생한 손실 부분은 말 그대로 보전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최고가격 동결에도 조금씩 오르는 데 대해서는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에 대한 것이고, 그 이상에서 주유소가 붙이는 부분은 경쟁과 지역사회 여론 속에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주유소도 과도하게 가격을 올려 지역공동체의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현재는 주유소와 소비자가 일정한 균형점에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공급망 안정 문제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중동 사태가 석화업계에 던지는 화두는 농업용 비닐부터 주사기까지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값싼 수입에 의존할 것인지, 국민 세금으로 보조금을 주며 필수 품목을 국내에 남길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석화산업의 고부가가치 전환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 지역 석화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가 개입할 이슈라기보다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M.AX(제조 인공지능 전환)에 대해서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산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AI 팩토리, 암묵지 사업, 인력 양성이 함께 가야 한다"며 "창원에 조성하려는 데모 팩토리는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가야 할 목적지를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반발에 대해서는"충분히 협의하겠다"면서도 "로봇과 AI 도입은 일자리를 없애는 문제라기보다 제조 현장을 살릴 것인지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기피 업종이 로봇 도입으로 로봇 매니저가 필요한 업종으로 바뀌면 청년과 여성에게 더 친화적인 일자리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 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통상 문제로 넘어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제 몫"이라며 "미국 측에 우리 정부의 입장과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사소한 정보 유출로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매우 심각한 정보 유출로 보고 있다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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