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서부 대서양 해안에 위치한 '시에라리온' 정부가 현지 공립대학에 '새마을학과' 개설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영남대학교와 시에라리온 정부가 한국의 토종 학문인 '새마을학' 공유를 통해 시에라리온 현지 고등교육 혁신을 넘어 지역사회 개발과 국가경제 발전을 잇는 국제개발협력의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지난 21일 시에라리온 기술고등교육부 하자 라마툴라이 우리(Haja Ramatulai Wurie) 장관과 주한 시에라리온 폴 소바 마사콰이(Paul Sobba Massaquoi) 대사를 비롯한 정부 고위급 인사와 현지 공립대 교수 일행이 영남대를 찾았다. 시에라리온 현지 공립대 2곳에 '새마을경제개발학과' 개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시에라리온 기술고등교육부 하자 라마툴라이 우리 장관(오른쪽)과 최외출 영남대총장이 영남대학교에서 새마을운동 및 새마을개발 연수를 마치고 수료증으로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남대는 시에라리온 밀턴 마르가 기술대학교(Milton Margai Technical University, MMTU) 및 이스턴 기술대학교(Eastern Technical University, ETU)와 각각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은 시에라리온 정부 대표이자 두 대학을 대표해 영남대를 찾은 하자 라마툴라이 우리 장관이 직접 서명했다. 하자 라마툴라이 우리 장관은 영국 울버햄튼 대학교 의생명과학 석사, 워릭대학교 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차세대 리더로, 시에라리온 고등교육을 총괄하며 미래 인재 양성과 국가 혁신을 이끄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약은 2025년 12월 영남대와 시에라리온 정부 간 맺은 양해각서(MOU)의 실질적 이행을 가속화하고, 협력 범위를 각 대학 단위에서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국의 대학은 새마을경제개발학과 개설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및 컨설팅 협업, 새마을운동연구소 설립 및 운영 지원, 교원·학생·직원 교류, 학술정보 및 자료 공유, 공동연구 추진 등을 위해 각 기관의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영남대는 시에라리온 대학 내 학과 설립과 교육·연구 체계 구축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새마을개발 분야 전문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개발이 연결되는 협력 모델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하자 라마툴라이 우리 장관은 "교육은 항상 국가발전 아젠다의 중심에 있다. 오늘 영남대와 협약 체결은 시에라리온의 기술·교육 혁신을 위한 국가적 체계의 전환점"이라면서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받아, 시에라리온 역시 기술·교육 혁신을 개발 아젠다의 중심에 두고 한국의 발자취를 밟아 가겠다"고 했다. 이어 "영남대와 파트너십을 통해 단순한 협력을 넘어 교육의 혁신이 시에라리온 전역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재설계하고자 한다. 시에라리온 교육 기관 전역에 새마을학을 현지화하고, 연구기관을 설립하겠다. 근면·자조·협동의 원칙이 지역사회와 국가경제 발전에 실질적 도구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폴 소바 마사콰이 주한 시에라리온 대사는 "이번 방문이 의례적 외교 일정이 아닌, 그동안 맺어온 교류와 신뢰가 씨앗이 되어, 오늘 이 자리에서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결실을 맺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아프리카 새마을운동 프로젝트와 시에라리온 발전에 대한 영남대의 각별한 관심이 오늘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방문의 성과가 본국 정부 차원에서도 폭넓게 공유되길 바라며, 양국의 유대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우리 정부가 최외출 총장님을 공식 초청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협약 체결 이후, 시에라리온 기술고등교육부 장관 일행은 3박 4일간 새마을운동 및 새마을개발 연수에 참여했다.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이 주관한 이번 연수는 시에라리온의 국가 발전 전략 연계 새마을학 아이디어 논의 , 박정희새마을대학원 교육과정 소개, 새마을운동과 한국의 발전경험 공유 등을 중심으로 한 강의와 토론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유학생과 간담회를 통해 실제 학업·연구 경험과 현지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아울러 연수단은 청도 새마을발상지기념공원, 밀양 국립식량과학원, 구미 삼성전자 홍보관,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등을 방문해, 한국의 발전 경험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현장 견학도 참여했다.
연수를 마친 하자 라마툴라이 우리 장관은 "영남대학교가 새마을운동과 새마을학을 다른 나라로 확대해 나가는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영남대에 와서 배우고, 그 지식과 경험을 고국에 전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는 세계시민의식과 지구촌 화합을 증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의 비전은 새마을운동이 시에라리온에 완전히 제도화되어 시에라리온의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에라리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새마을운동을 시에라리온의 사회문화적 규범을 반영해 현지화해야 하며, 새마을운동의 핵심 원칙을 초·중등 교육 과정에 이르기까지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남대학교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시에라리온과 고등교육 협력이 방문과 교류 수준을 넘어, 학과 설립, 연구거점 구축, 인적교류·공동연구로 이어지는 실행형 협력 체계로 정착할 수 있도록 후속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외출 총장은 "홍익인간 정신을 정책으로 구현한 새마을운동은 대한민국이 빈곤을 극복하고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중요한 자산이며, 이를 학문으로 체계화한 새마을학은 국제사회에서도 실효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시에라리온 정부와의 협정에 이어, 오늘은 시에라리온 공립대와의 실행 협력까지 구체화한 만큼 교육과 연구, 인재 양성의 결실이 시에라리온 현지에서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