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당뇨병성 족부괴사)은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발에 생긴 상처나 궤양이 괴사로 진행되는 질환이다.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5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15~25%가 당뇨발을 경험한다. 당뇨발의 주요 원인은 고혈당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과 혈관 손상이다.
에스엠지 연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민규 과장. [사진제공=연세병원]
신경이 손상되면 발의 감각이 둔해져 작은 상처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고, 혈류 장애로 인해 상처가 잘 낫지 않아 감염과 괴사가 생긴다. 초기에는 발 저림, 무감각, 피부 건조, 작은 상처나 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진행되면 발가락이나 발이 검게 변하고 통증이 심해지는데, 치료가 늦어질 경우 발의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오랜 기간 혈당이 높게 유지되면 혈관과 신경이 손상된다. 이로 인해 발의 감각이 떨어지고 혈류가 부족해져 상처 회복 능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작은 물집이나 상처도 통증을 느끼지 못해 방치되기 쉽고, 그 사이 세균 감염이 퍼져 조직 괴사가 진행된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상처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피하조직이나 근육층까지 손상된 경우가 많다.
당뇨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괴사는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 환자는 발에 작은 상처나 물집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부종·냄새·궤양 주위의 발적(붉어짐) 등이 동반될 경우 신속한 항생제 치료와 상처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조직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괴사 부위를 외과적으로 절제하거나 혈류를 회복시키는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혈류 장애가 당뇨발의 주요 원인일 경우, 혈관개통술이 효과적이다. 혈관개통술은 막힌 혈관을 뚫어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으로, 당뇨발 환자의 말초혈관을 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시술은 폐쇄된 소동맥을 개통해 발가락이나 발 상처로의 혈류를 원활히 하고, 조직 내 저산소증을 극복하며 면역세포를 충분히 공급해 상처 회복을 돕는 원리다. 다리를 절단하는 치료와 달리 이 방법은 다리를 보존하면서 병변 부위만을 치료하는 최소 침습적 방법이다. 시술 과정에서는 다리동맥에 2m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어 카테터, 풍선관, 스텐트와 같은 미세 의료기구를 삽입해 진행한다.
당뇨발은 완치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핵심이다. 매일 발 상태를 확인하고, 미온수로 깨끗이 씻은 뒤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발의 변색, 부종, 체액 누출, 냄새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으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또한 혈당 조절이 잘 이루어질수록 신경 손상과 혈류 장애의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 복용과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특히 당뇨병 이력이 오래되었거나 과거 궤양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3~6개월마다 정형외과 또는 당뇨발 전문 클리닉을 방문해 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에스엠지 연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민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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