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과거사 재심 사건서 무죄·면소 구형…실질적 정의 실현"

3년간 재심개시 사건 무죄·면소 구형율 59%
"재심 개시 인용의견 적극 개진"
증명 자료 폭넓게 수집

검찰이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인권침해나 적법 절차 미준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과거사' 재심 사건에 대한 접근 방식을 대폭 개선한다. 엄격한 법적 안정성 중심에서 벗어나 실질적 정의 실현을 위해 재심 개시와 무죄·면소 구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과거 인권침해 사건 재심 방식 관련해 브리핑하는 김태훈 3차장검사.연합뉴스

과거 인권침해 사건 재심 방식 관련해 브리핑하는 김태훈 3차장검사.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은 27일 "기존 관행이 실질적 정의 실현이라는 재심 제도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개별 사건의 특성과 공정성을 고려해 객관적 위치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재심 개시 인용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과거 공안 사건 관련 재심 청구 건수는 2023년 23건에서 지난해 137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검찰은 최근 3년간 접수된 관련 재심 사건 218건 중 91건에 대해 '재심 개시 타당' 의견을 냈다. 실제 재심이 개시된 107건 중 63건(58.8%)에 대해서는 무죄나 면소를 구형했다.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은 재심 청구인의 '입증 책임 경감'이다. 과거에는 수사 기록이 폐기되거나 청구인이 불법 구금 등을 증명할 자료를 내지 못하면 검찰이 재심개시 '기각'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기록, 국가기록원 보관 자료, 역사적 사료까지 검찰이 직접 폭넓게 수집해 피고인의 불법 구금 가능성 등을 꼼꼼히 검증할 계획이다.


실제로 1961년 5·16 군사 쿠데타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반혁명죄로 유죄를 받은 고(故) 김모 장군 사건 등 기록이 부족했던 사안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료를 직접 교차 검증해 재심 개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1980년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위반 재심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성 등을 넓게 해석해 특별재심 사유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신속한 구제를 위해 가능한 첫 재판 기일에 무죄·면소를 구형하기로 했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제1부에 재심 전담 수사관도 배치했다.

검찰은 "공익의 대표자이자 객관적 법 집행 기관으로서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개별 사건의 정의 실현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재심 제도가 올바르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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