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HBM 혁신 넘어 상용화 선도 의미"

SK하이닉스, IEEE 기업혁신상 수상
랜들 IEEE 회장 "최고 수준 성과"
"AI 시스템 핵심 인프라로 확산"
기술 개발 기업 역할 강조
"패러다임 전환, 오랜 시간의 엔지니어링이 주도"

메리 엘런 랜들 IEEE 회장 겸 CEO

메리 엘런 랜들 IEEE 회장 겸 CEO

SK하이닉스가 24일(현지시간)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세계 최고 권위 공학 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기업 혁신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과거 탈출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메모리 중심의 한국 반도체 산업 구조가 역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가능케 한 '기둥'이라는 것을 세계 기술계가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상식에서 '영예의 메달'을 수상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이번 수상의 의미를 잘 나타낸다.


메리 엘런 랜들 IEE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IEEE 어워즈 수상 의미에 대해 "공학 및 기술 분야에서 동료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성과를 이뤘음을 의미한다"며 "산업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성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는 AI 컴퓨팅 핵심 인프라인 고대역폭메모리의 혁신과 상용화를 선도한 공로로 이번 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랜들 회장은 "HBM은 오늘날 AI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특히 학습, 추론, 대규모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능 제약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IEEE 어워즈 2026' 행사에서 기업혁신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로 참석한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이(왼쪽 첫번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에서 8번째) 등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EEE

SK하이닉스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IEEE 어워즈 2026' 행사에서 기업혁신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로 참석한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이(왼쪽 첫번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에서 8번째) 등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EEE

그는 "HBM은 AI 아키텍처에서 가장 큰 병목 중 하나인 메모리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IEEE가 SK하이닉스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AI 혁신이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IEEE가 주목한 것은 HBM을 개발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이를 실제 AI 시스템에서 안정적으로 쓰이는 핵심 인프라로 확산시킨 과정이다. 랜들 회장은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기술 혁신뿐 아니라 이를 실제로 구현하고 상용화까지 이끈 선도 기업이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랜들 회장의 언급처럼 이번 수상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역할을 다시 정의한다. 한국 반도체는 오랫동안 메모리 강국으로 불렸지만, 업황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상황이었다. 정부와 기업 모두 탈 메모리를 외쳤던 이유다. 그런 면에서 SK하이닉스의 수상은 한국 기업이 AI 시대의 조연이 아니라 핵심 기반 기술을 설계하고 확산시키는 주연의 역할을 인정받았다는 전환점이라는 의미다.

랜들 회장은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수상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기업 단위의 성과가 인정됐다는 점, 그리고 그 기술이 AI 시대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랜들 회장은 IEEE가 기업을 별도로 시상하는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랜들 회장은 "IEEE는 오랜 기간 개인의 성취를 기리는 전통을 이어왔지만, 오늘날 핵심 기술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은 조직의 축적된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고도화되며, 생산과 현실 적용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기업 혁신상은 1986년에 시작됐다.


랜들 회장은 단기적인 기술 개발 노력도 경계했다. 그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 단 하나의 눈에 띄는 돌파구로 완성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중에게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엔지니어링 노력을 통해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SK하이닉스의 사례도 이런 상황을 상기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미래는 결국 가장 어려운 인프라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이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류 발전에 기여할 또 다른 SK하이닉스의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수상이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기반한 장기적 기술 투자와 고객 협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회사 대표로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고객,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앞서 만들어 내며 AI 혁신을 이끄는 일류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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