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비행기 멈춰" 출입국 지연에 분노한 승객들, 활주로까지 점거

여성 1명 화재 안전 시스템 작동 혐의로 체포
비EU 여행객 생체정보 등록 절차 도입 여파
3시간 넘게 기다린 항공기 결국 이륙

프랑스 마르세유 프로방스 국제공항에서 출입국 심사 지연으로 항공편을 놓친 승객들이 이륙하려던 여객기를 막겠다며 활주로에 난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프랑스 BFM 마르세유 등 외신은 18일 오후 마르세유 프로방스 공항에서 모로코 마라케시로 향할 예정이던 라이언에어 FR2640편이 일부 승객을 태우지 못한 채 출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저녁 마르세유 프로방스 국제공항에서 출입국 심사 지연으로 탑승 게이트에 제때 도착하지 못한 승객 약 80명이 활주로를 점거했다. 틱톡 @laprovence_

지난 18일 저녁 마르세유 프로방스 국제공항에서 출입국 심사 지연으로 탑승 게이트에 제때 도착하지 못한 승객 약 80명이 활주로를 점거했다. 틱톡 @laprovence_

해당 항공편은 당초 오후 10시 30분 출발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입국 심사 지연으로 상당수 승객이 제시간에 탑승 게이트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항공기는 3시간 넘게 출발을 늦췄지만, 결국 다음 날 새벽 1시 50분쯤 일부 승객을 남겨둔 채 이륙했다. 이 과정에서 약 80명, 현지 보도 기준 83명의 승객이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노한 승객 30여 명은 공항 보안 구역을 넘어 활주로로 뛰어들어 항의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승객들이 활주로 위에서 공항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승객은 이륙하려는 항공기를 막으려는 듯 팔을 흔들었고, 한 승객은 조종사를 향해 "이건 잘못됐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혼란 속에서 한 여성 승객은 공항의 화재 안전 시스템을 작동시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로 인해 현장 상황은 한때 더욱 혼잡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과 항공사 측은 출입국 심사 지연으로 탑승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공편을 더는 지연할 경우 운항 규정과 승무원 배치 문제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출발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공항 측은 "항공기가 특정 국가에 밤새 배치돼야 하거나, 다음 날 승무원이 정해진 위치에 있어야 하는 운항 상에 의무가 있었다"며 예정대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는 유럽 주요 공항에서 새롭게 도입 중인 출입국 관리 절차도 거론된다. 유럽연합은 최근 비EU 여행객을 대상으로 지문과 얼굴 사진 등 생체 정보를 등록하는 새 출입국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펜하겐, 말라가 등 일부 유럽 공항에서도 심사 지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마르세유 프로방스 공항 측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출입국 심사 지연의 책임 소재와 현장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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