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국세청 정기감사에서 정기 세무조사 대상이 부당하게 선정되고, 가족 간 부동산 거래와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세원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사례를 다수 적발했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주의 11건, 통보 12건 등 총 23건의 조치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27일 공개한 '국세청 정기감사' 주요 감사 결과를 통해 정기 세무조사 대상 부당 선정, 양도거래에 대한 증여추정 부실 검토,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 방치 등에 대해 조치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국세청은 2022·2023사업연도 법인 성실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특정 유형에 속한 수천 개 법인의 일부 평가항목 기본점수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해당 법인들의 성실도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됐고, 이를 토대로 2024년 세무조사 대상 30곳, 2025년 세무조사 대상 90곳 등 총 120개 법인이 불성실 신고 혐의로 정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잘못 선정됐다.
개인사업자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지방국세청들이 본청의 선정 지침을 위반하거나 업무를 소홀히 해 2020~2022사업연도 개인 세무조사 대상 64명을 부당하게 선정하거나 제외한 것이다. 중부·부산·광주청은 업무 착오 또는 임의 기준으로 59명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잘못 선정했고, 광주·대전·중부청은 동명이인 여부와 조사 이력 검토를 소홀히 해 5명을 부당 제외했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의 기초가 되는 성실도 평가 기준 자체도 불합리하게 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국세청이 신고 성실도와 무관하거나 관련성이 낮은 항목을 평가 기준에 포함해 납세자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지적했다. 2020~2022사업연도 성실도 평가에서 이 같은 사유로 불이익을 받은 법인은 1615개에 달했다.
또 과거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법인이 이후 불성실하게 신고한 경우에도 그 불성실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2022년 모범납세자 중 9개 법인은 이후 불성실 신고 내용이 상쇄되는 방식으로 평가돼 세무조사 대상 점검에서 제외됐다.
부채 사후관리 부실로 인한 과세 누락도 드러났다. 국세청은 상속·증여세 결정 과정에서 확인한 사인 간 부채 등을 국세행정시스템에 등록해 자력 상환과 이자 지급 여부를 사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3월 기준 관리 대상은 111만여 건에 달하는 반면 실제 점검은 연 1만여 건, 약 1%에 그쳤다.
감사원은 국세청이 장기부채 등을 우선 점검하지 않거나 지방청의 형식적 보고를 방치한 결과 소득세·증여세·상속세 등 총 72억 원이 과세 누락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소득세 9건 2억4500만 원, 증여세 20건 52억4200만 원, 상속세 11건 17억3400만 원 등이다.
가족 간 부동산·주식 거래에 대한 증여추정 검토도 부실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 특수관계인 간 재산을 양도하면서 대가를 명백히 지급하지 않은 경우 증여로 추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국세청이 특수관계인 간 재산 양도 거래 22건을 경제적 합리성 검토 없이 양도거래로 인정한 사례를 확인했다. 이들 거래에서 금전소비대차 등으로 처리된 금액은 817억 원 규모였다.
이른바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자료 관리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2020년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법·약사법 위반자 명단을 제출받아 과세자료로 축적했지만, 유죄 확정 여부를 확인해 지방청에 과세자료로 생성·시달하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유죄가 확정된 105개 위반기관은 부과제척기간 7년이 지나 부가가치세 267억 원을 걷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죄가 확정된 64개 위반기관은 아직 부과제척기간이 남아 있지만 과세자료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310억 원의 부가세 일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죄 확정 전 부과제척기간이 지난 24개 위반기관의 부가세 36억 원도 일실됐다. 전체 부가세 일실 또는 일실 우려 규모는 613억 원이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법인·개인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 업무를 철저히 하고, 성실도 평가 오류 조정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세무조사 대상 선정 평가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부채 사후관리 과정에서 누락된 세금의 징수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특수관계인 간 양도거래 22건에 대해서도 증여추정 적정성을 자체 점검하도록 통보했다. 사무장병원 등 의료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추징 방안을 검토하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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