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장면 만든 영화, 스크린에 걸린다

국내 첫 전면 AI 제작 '아이엠 포포'
"1인 제작 시대 열렸다"지만 완성도는...

AI 영화 '아이엠 포포' 스틸 컷.

AI 영화 '아이엠 포포' 스틸 컷.


"지난해 영화를 만들자마자 개봉했어야 하는데, 늦어진 점이 가장 아쉽다."


김일동 감독은 지난 24일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 AI 영화 '아이엠 포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불과 1년 전 기술과 현재 기술의 격차가 커서, 지금 다시 만든다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는 "AI는 늦게 배울수록 유리하다"는 농담으로 빠른 발전 상황을 요약했다.

다음 달 21일 개봉하는 '아이엠 포포'는 모든 장면을 생성형 AI가 만든 영상으로 채운 국내 최초 사례다. 로봇개와 산책하는 러너, 집밥 메뉴를 고민하는 여성, 뉴스 진행자 등 모든 캐릭터의 모습과 움직임을 AI가 생성했다.


목소리 연기는 전문 성우들이, 시나리오는 김 감독이 직접 썼다. 성우를 제외하면 배우나 촬영 스태프 없이 김 감독 혼자 두 달여 만에 장편영화를 완성한 셈이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1인 영화'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일동 감독.

김일동 감독.


영상미나 완성도는 기존 상업영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관객에게 영화 관람보다 생성형 AI 결과물을 구경하는 경험에 가깝다.

현재 AI 영화 제작 기술은 몇 가지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 특히 같은 인물이 장면마다 미묘하게 다른 얼굴로 나타나는 등 디테일을 유지하지 못한다. 장면 전환 시 배경이나 인물의 위치가 갑자기 바뀌는 일관성 문제도 발생한다. 미세한 감정 표현이나 자연스러운 대화 장면 구현이 미흡하다.


그런데도 AI 영화 제작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제작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영화나 저예산 프로젝트 제작자들의 관심이 높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제작 전 과정을 AI가 담당한 영화 '영혼파도·부생몽'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캐릭터 생성부터 장면 구성, 시각 효과, 음성 합성, 배경음악, 후반 편집까지 모두 AI가 맡았다.


AI 영화 '아이엠 포포' 스틸 컷.

AI 영화 '아이엠 포포' 스틸 컷.


국내에서는 지난해 강윤성 감독이 AI를 활용해 장편영화 '중간계'를 선보였다. 변요한, 김강우 등 배우들이 연기하고, 괴수를 비롯해 차량 폭파, 건물 붕괴 등 장면에 AI가 활용됐다. 컴퓨터그래픽(CG)보다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지만, 일부 장면이 어색하고 이질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AI 영상 생성 기술은 올해만 해도 여러 차례 대규모 업데이트를 거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만 영화 제작 현장에서 상업영화 수준의 완성도를 구현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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