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됐다. 1차 회의에서 배달 플랫폼 업계가 제안한 상생안에 대한 입점업체 단체 간 의견 차이가 커서다. 플랫폼 측이 추가로 진전된 안을 내놓는 데 난색을 보인 것도 원인이다. 합의안 도출이 사실상 어려운 분위기가 되면서 향후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27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가 구성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는 이날 예정됐던 2차 회의를 취소했다. 이후 일정도 잡지 못했다. 지난 10일 출범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가동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가 2차 회의도 열지 못하고 좌초 위기에 놓인 건 1차 회의에서 논의된 배달 수수료 안을 둘러싸고 참여 주체 간 뚜렷한 입장 차이가 분출됐기 때문이다.
현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수수료 체계는 2024년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체를 통해 도출한 것으로, 거래액에 따라 중개 수수료는 2.0~7.8%, 배달비는 1900~3400원을 차등 적용한다. 1차 회의에서 플랫폼은 배달 반경을 줄이는 대신 중개 수수료를 5%대로, 업체 부담 배달비도 2000원대로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 또 2.0%를 적용하는 하위 구간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대신 나머지 70%에는 7.8%를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을지로위는 일부 입점업체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플랫폼들은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입점업체 단체 간 이견이다. 플랫폼이 제안한 상생안에 대해 대다수 소상공인 단체는 당장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빠르게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합의안을 만들어 적용하면서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들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강경 입점업체 단체는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결제수수료, 부가세를 포함한 총 수수료가 15%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입장 차이가 생기는 건 각 단체를 구성하는 입점업체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세 소상공인을 아우르는 소상공인연합회 등에선 하위 구간 확대가 실질적인 소상공인 지원 효과가 있다고 본다. 반면 매출 규모가 큰 입점업체를 중심으로 한 단체는 상대적으로 실익을 취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버티는 형국이다. 또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은 배달 비중이 높은 업체로 구성돼 수수료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더 높다.
업계는 상생안 도출이 무산될 경우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지난해부터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담은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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