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경제 기초체력...내년 잠재성장률 1%대 중반 추락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깜짝 실적을 달성했지만, 경제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은 내년 1.5%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 기대 웃고 있지만 경제의 기초체력 저하와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내년에는 1.57%로 0.14%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사상 최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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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은 잠재 GDP의 증가율로,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OECD 최신 추정치 기준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3.63%) 이후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2%를 밑돈 뒤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내년까지면 15년째 하락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은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요소인 노동·자본 투입의 감소, 생산성 향상 요인인 총요소생산성 둔화 등 잠재성장률 구성 요소가 모두 저조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수익성 악화와 건설투자 감소 등에 따른 자본축적 둔화 등이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국내 서비스업 낙후로 생산성이 둔화하는 등 전 부문에서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나타나는 점이 문제"라며 "향후 하락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인구구조 문제를 당장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자본 축적과 총요소생산성 제고에 가용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반도체를 잇는 또 다른 주력산업 발굴,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디딤돌을 놔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산업은 자본 투입 구조에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호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중동전쟁 상황에 더해 환율도 하향 안정화 경로로 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반도체가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린다고 예단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외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 주력 산업을 하나 더 키워서 노동 투입과 자본 투입을 이끌고 생산성을 올려야 하며, 방위산업이 그 예시가 될 수 있다"며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전문인력을 육성하며 생산성을 올리며 노동 투입이 덜 줄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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