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위대의 간부 계급 명칭을 군대식으로 바꾸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명분은 '국제 표준화'지만 자위대의 성격 변화를 둘러싼 논쟁이 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는 25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를 인용, 일본 정부가 연내 자위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간부 계급 호칭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개편 대상은 '준위'를 제외한 위관급 이상 간부다.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키섬 기지의 자위대원들. 연합뉴스
개정안에는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를 통솔하는 막료장(참모총장 격)을 '대장'으로, 기타 장성을 '중장'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령에 해당하는 '1좌'는 '대좌', '2좌'와 '3좌'는 각각 '중좌', '소좌'로 조정된다. '1위'는 '대위'로 변경된다. 반면 부사관인 '조(曹)'와 병사 계급인 '사(士)'는 기존 명칭을 유지한다.
이번 계획은 1954년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 있는 대규모 명칭 변경이다. 일본은 전후 헌법 해석에 따라 자위대를 군대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군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독자적인 계급 체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좌·2좌'처럼 숫자로 표기된 명칭은 서열 파악이 어렵고, 해외 군과의 협력에서도 혼선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본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 기준에 맞춘 호칭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모든 계급을 군대식으로 바꾸는 방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군조'나 '이등병' 등 옛 일본군 용어를 도입할 경우 부정적 역사 인식을 자극할 수 있다는 현역 자위관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자위대법뿐 아니라 방위성 직원 급여법 등 관련 법령도 함께 손질해야 해 실제 시행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위대의 명칭과 제도를 국제 군 기준에 맞춰 정비하려는 움직임은 지속해 이어져 왔다. 집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이미 연정 합의문에 '2026회계연도 내 국제 표준화 추진'을 명시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조처를 두고 자위대의 '정규군화'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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