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과 대기업 위주의 K자형 성장 고착화와 '쉬었음' 청년 인구 증가를 돌파하기 위해 '국가 창업 시대'를 선포했다. 대규모 창업 오디션을 개최, 로컬창업 촉진, 공공기술의 민간 이전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에서 '스스로 만드는 것'으로 국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정부는 24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창업시대 스타트업 열풍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단순히 예산을 나눠주던 과거 방식을 탈피해 정부가 창업 리스크를 함께 분담하며 전국 어디서든 혁신이 일어나는 '창업 국가'를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번 방안의 가장 큰 특징은 창업을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정부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 2차 프로젝트를 연내에 추가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미 진행 중인 1차 프로젝트는 전국에서 5000개 팀을 선발 중이다. 이들은 연말까지 지역별, 권역별 예선을 거쳐 최종 대국민 오디션 무대에 서게 된다. 24일 현재 홈페이지에 1만4191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10억원 이상의 파격적인 지원이 주어진다.
주환욱 재경부 정책조정관은 "정부가 창업의 동업자가 되어 리스크를 분담하고, 아이디어를 가진 전국 어디서든 창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창업 씨앗' 단계부터 최종 보육까지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창업 촉진을 위해 연구소의 '철밥통' 기술도 개방된다. 국가와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스타트업에 단계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오는 6월에는 한전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스타트업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에너지·기후테크 분야의 공공 기술이 민간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가 상업화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기존 창업대책은 첨단 기술 등 '테크 창업' 위주였는데, 이번에는 '로컬 창업'도 함께 부양시켜 지역상권을 촉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흔히 스타트업으로 얘기하는 것이 테크 창업이며, 로컬 창업은 소상공인에 특화된 창업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지역 상권이 경쟁력을 갖추면 전국으로, 나아가서는 글로벌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로컬창업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에 최대 5억원의 매칭 융자, 최대 2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 창업 생태계도 대폭 강화한다. 민관공동창업자발굴육성사업(TIPS·팁스)의 50%를 지역에 우선 할당하고, '5극 3특' 권역을 중심으로 2조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2030년까지 조성한다. 팁스는 민간 투자사(운영사)가 선투자한 뒤 정부가 연구개발(R&D)과 창업사업화 자금 등을 매칭 지원하는 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액셀러레이터(AC) 등 지방의 투자 인프라가 부족해서 '부실 스타트업'이 대거 팁스 사업에 선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정부 관계자는 "펀드 조성이 마중물이 되어 수도권 투자 인력이 지역으로 분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쉬었음'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할 경우 안전망도 마련했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사업화 자금은 상환 의무가 없는 방식이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창업 경험 관련 '도전 경력서'를 발급하고 향후 창업지원사업 참여 우대 기회를 주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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