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이 정치적 신뢰 관계 강화와 함께 인프라·원전·에너지·과학기술·공급망 협력까지 전방위로 협력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중국 간 관계에도 불구하고 국방·방산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생산·공동개발 등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실장은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대통령님의 방문은 베트남과의 교역·투자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 보다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1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이다.
위 실장은 이번 방문의 첫 성과로 베트남 신지도부와의 정치적 신뢰 강화를 꼽았다. 이 대통령이 신지도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베트남을 찾아 또 럼 당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및 친교 일정을 소화하고, 총리·국회의장 등 지도부 전원과 면담하면서 중장기 협력의 토대를 다졌다. 그는 "이 대통령과 또 럼 서기장은 전날 가진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서로의 발전을 견인할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에너지·원전·인프라, 과학기술, 문화·인적교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신도시·고속철도 등 대형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 참여를 위한 호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을 계기로 체결될 4600억원 규모 호찌민시 도시철도 차량 계약이 양국 간 인프라 협력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위 실장은 ""또 럼 서기장은 베트남 원전 건설 등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다"며 앞으로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협력도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위 실장은 또 럼 서기장이 LNG 발전 등 베트남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 기업 역할을 높이 평가했고, 원전 건설 등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한국 기업 참여를 환영했다고 전했다. 다만 원전 협력 수준과 관련해서는 "초기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타당성, 리스크, 참여 방안, 금융 협력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날 정상회담 이후 한국전력공사와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는 신규 원전 건설 방안 모색과 원전 건설 리스크 공동 분석, 공기 최적화 방안 수립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국은 원전 금융 협력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전력공사는 PVN과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를 맺고 원전 관련 정보 교환 체계 구축과 금융 지원 타당성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 측의 대규모 금융 수요에 맞춘 지원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 향후 원전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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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공급망과 국방·방산 협력도 논의했다. 위 실장은 베트남을 세계 5위 희토류 보유국으로 거론하며 "올해 착공되는 한-베트남 핵심광물 공급센터와 이번 방문 계기 광물자원 포럼 등을 통해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방산 협력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위 실장은 "방산 분야 논의가 있었다"며 "지금까지 방산 성과가 아주 압도적인 건 아니지만 앞으로 늘려나가자는데 의견 일치를 봤고, 계속 협력하고 공동생산·공동개발까지 영역을 확대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문제에 대해서는 정상 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베트남은 산유국이지만 원유를 많이 수입하기도 한다"며 "자국산 경질유는 수출하고 저가의 중질유는 수입해 가공하는 구조인데, 지금 중동에서 저가의 중질유가 막히기 때문에 애로가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이런 나라들과 상부상조 방안을 논의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과학기술·디지털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과학기술 혁신협력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통해 연구개발 협력과 인재교류,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체계화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한국 기업과 베트남 기업이 AI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디지털 분야 협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문화·인적교류 확대도 이번 순방의 성과로 제시됐다. 위 실장은 베트남이 동남아에서 한류가 가장 먼저 확산한 국가 중 하나라며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 한국어 교육, 미디어 협력 확대 기반도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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