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K-뷰티' 열풍과 한류 확산에 힘입어 피부과 중심의 미용·비수술 수요가 급증하면서 3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의 한 피부과를 방문한 킴 카다시안.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에 따르면 작년 한 해 201개국에서 총 201만명(연환자 272만명)의 외국인 환자가 국내 의료기관을 찾았다. 2009년 외국인 환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2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환자 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2만명까지 급감했다가, 팬데믹 이후 2023년 61만명, 2024년 117만명, 2025년 201만명으로 3년간 매년 2배 수준으로 늘고 있다.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한국을 찾은 누적 외국인 환자(실환자)는 706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가 찾은 진료과는 피부과가 131만3000명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86.2%로 주요 진료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성형외과(23만3000명·11.2%), 내과통합(19만2000명·9.2%), 검진센터(6만5000명·3.1%) 순이었다. 환자 증가율로는 치과(79.0%), 성형외과(64.3%), 산부인과(62.6%), 내과통합(54.9%) 순이었다.
복지부는 K-뷰티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호감을 외국인 환자 유치 확대의 주요 동력으로 꼽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6개국 25개 도시 일반 소비자 7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한국 의료서비스 해외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바이오헬스산업 선도국가 12개국 중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일본이 전체 외국인 환자의 60.6%(121만9000명)를 차지했고, 이어 대만(9.2%·18만6000명), 미국(8.6%·17만3000명)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중국이 137.5%, 대만이 122.5%로 2배 이상 뛰었다. 복지부는 피부과 중심의 미용·비수술 의료 수요 증가와 중국인 단체관광객 15일 무비자 한시 도입(2025년 9월~2026년 6월), 항공편 확대, 관광 수요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미국인 환자는 전년 대비 70.4% 늘어난 17만3000명, 캐나다는 59.1% 증가한 2만4000명으로 양국 모두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환자의 진료과는 피부과(44.3%), 내과통합(13.2%), 성형외과(9.3%) 순으로 피부·성형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진료과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104.6%)와 말레이시아(106.8%)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태국(52.3%)과 싱가포르(62.1%)도 크게 늘었는데, 특히 싱가포르는 성형외과 진료 증가율이 280.1%에 달했다. 반면 러시아는 21.9%, 카자흐스탄은 4.9% 증가에 그쳐 상위 15위권 국가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급 이용이 87.7%로 가장 많았고, 종합병원(3.6%), 상급종합병원(3.0%)이 뒤를 이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외국인 환자 병상 점유율은 모두 1% 미만으로, 해외의료진출법상 법정 제한 기준(각각 5%, 8%)을 크게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76만명을 유치해 전체의 87.2%를 차지했고, 부산(3.8%), 경기(2.7%), 제주(2.3%), 인천(1.3%)이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151.5%), 제주(114.7%), 대구(31.4%)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방문한 외국인 환자 201만명과 동반자가 지출한 의료관광 지출액은 12조5000억원, 의료지출액은 3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10조5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및 국내생산 22조8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지난해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이 역대 최대인 201만명을 기록함에 따라 한국은 명실공히 연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방문하는 아시아 중심국가가 됐다"며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과 성장 기반을 마련해 외국인 환자 유치산업의 질적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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