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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함과 동시에 기존 해상 봉쇄도 유지하겠다고 하자 이란이 크게 반발했다. 해협을 둘러싼 양측간 대립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세계 경제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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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미 해군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란의 해상 무역을 제한하는 것은 정권의 주요 수입원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무기한 휴전연장을 발표하면서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미 재무부는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 정책을 통한 최대 압박을 지속해 이란의 자금 창출·이동·환수 능력을 체계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라며 "비밀거래나 금융을 통해 이러한 흐름을 지원하는 개인이나 선박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해상봉쇄 유지와 별개로 이날 이란의 무기 및 무기 공급망 조달에 관여했다며 14개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다. 제재 대상에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무인기(드론) 부품을 공급한 전자회사 관계자, 탄도미사일 추진체 조달 관련 업체와 관여한 개인, 이란 마한(Mahan)항공의 모기업 임직원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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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치에 이란 내에서는 반발의 여론이 일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산하 매체인 타스님통신은 "미국의 해상봉쇄 유지는 적대행위"라며 "봉쇄가 계속되는 한 이란은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시 봉쇄를 무력으로 해제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SNS인 엑스에 "이란의 항구를 봉쇄하는 것은 전쟁 행위이며, 따라서 이는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상선을 공격하고 선원들을 인질로 잡는 것은 (항구 봉쇄보다) 훨씬 더 중대한 위반 행위"라고 비난했다. 앞서 미군이 해상봉쇄선 돌파를 시도했던 이란국적 상선인 투스카호에 포격 후 나포한 사건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미국의 역봉쇄 조치 해제에 유엔(UN)이 개입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측의 해당 조치는 양국 간 휴전에 대한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이라며 "선박에 대한 나포는 침략행위에 해당하며 지역 및 국제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 사안을 규탄하고, 미국이 선박과 선원, 가족들을 즉각 석방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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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로 인해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은 전쟁 이전 하루평균 135척에서 현재 10척 미만으로 급감한 상태라 경제적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미국이 군사력으로 다시 해협을 개방시킨다해도 미 해군이 하루 100척 이상 선박을 보호할만한 전력을 중동에 보유하고 있지 않고, 만약 많은 군함을 수로를 보호한다고 배치하면 역으로 상선들의 진로를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선언으로 양측의 협상이 더 장기적으로 교착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이란과 협상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종료일이 없는 휴전 연장은 이란에 대한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고, 이란이 협상을 질질 끌도록 허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도 비공개회담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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