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9호선 노량진역에서 약 10분가량 걸어가자 철거를 앞두고 천막으로 둘러싸인 노량진5구역 사이로 노후 주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주를 마쳐 텅 빈 건물과 아직 주민이 거주 중인 노량진1구역 단독주택이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스산한 분위기와 달리 주민들은 모두 들뜬 모습이었다. 노량진1구역이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주민 A씨(65)는 "뉴타운 중 첫 분양에 나선 6구역이 완판에 성공한 만큼 1구역 재개발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몹시 크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일대 주택가. 이지은 기자
노량진1구역이 재개발 9부 능선을 넘으면서 노량진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6구역과 8구역이 순차대로 분양에 돌입한 데다 나머지 구역들도 철거와 이주에 돌입하면서 9000가구 신도시급 재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작구청은 전날 노량진 1구역에 대한 관리처분인가 결정했다. 2003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23년 만이다.
노량진1구역은 동작구 노량진 일대 13만2132㎡ 부지에 공동주택 3103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원 수만 962명에 달하는 대형 사업장으로, 1+1 분양을 신청한 조합원(527명)이 서울 내 정비사업지 중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총공사비는 1조927억원, 평당 (3.3㎡) 공사비는 730만원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곳은 최고 49층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로, 단지명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한 '오티에르 동작'으로 결정됐다. 조합은 오는 7월부터 주민 이주를 시작해 이르면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8개 지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가까워 대장주로 평가받는다. 특히 8개 구역 가운데 마지막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는 이점 덕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소장은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에서도 입지가 뛰어나 중심 =축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과 5구역 인근 주택가. 이주를 마친 노량진5구역 내 건물을 천막이 둘러싸고 있다. 이지은 기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전용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매물은 15억 상당의 프리미엄이 붙어 최근 25억원 안팎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7일에는 21평(전용면적 72.59㎡), 대지지분이 14.8평(49㎡)인 다세대 빌라가 지난 22억원에 손바뀜했다. 전용 84㎡와 전용 59㎡의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1+1 매물은 권리가 17억원에 프리미엄 17억원이 붙어 호가 34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높은 호가에도 일대 공인중개소는 관리처분인가를 목전에 두고 매물 대다수가 소진됐다고 입을 모았다. 노량진1구역 A공인중개소 소장은 "고령층 소유주들이 관리처분인가 임박 시점에 급매 매물을 꽤 내놨다"며 "현금을 최소 20억원 보유한 30~40대 전문직들이 매물을 빠르게 채갔다"고 말했다.
다만 관리처분인가 이후에도 프리미엄이 수억원 더 붙은 매물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5년 거주·10년 보유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는 인가 이후 매수하더라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량진1구역 B공인중개소 소장은 "해당 요건을 갖춘 1주택자는 관리처분인가 전에 굳이 매도할 이유가 없다"며 "인가 이후에는 이 같은 매물이 소량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최소 1~2억원 이상의 추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노량진뉴타운은 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을 시작으로 내달 8구역 '아크로 리버스카이', 6월에는 2구역 '드파인 아르티아'가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4구역은 철거가 진행 중으로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7구역은 이주 진행 중이며 5구역은 이주를 마치고 철거 준비 중이다. 3구역은 지난 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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