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사진)은 다시 태어나도 음악가의 삶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음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이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레이 첸이 오는 6월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그는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관객과 연결됐다고 느끼는 순간이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가장 큰 기쁨이라고 밝혔다.
"연주할 때 늘 청중을 의식하려 한다. 어느 순간 관객들이 연주자의 마음속으로 들어왔다고 느껴진다. 관객의 호흡이 옅어지고 거의 숨을 멈춘 듯한 순간, 분명한 연결이 형성됐다고 느낀다. 이는 궁극적으로 관객뿐 아니라 작곡가와도 연결된 상태다. 연주자는 관객과 작곡가 사이를 잇는 매개체가 된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c)Decca Records
레이 첸은 2009년 스무 살의 나이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세계 무대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연간 250일 이상 집을 떠나 있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레이 첸은 "세계를 여행하며 음악을 나누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바람이 조금씩 진화해 이제는 음악의 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세상과의 연결이 단절됐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그는 '토닉(Tonic)'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공동 설립하며 음악을 통한 새로운 연결을 모색했다. 레이 첸은 토닉에 대해 "온라인 라이브 연습실을 열고, 다른 사람들이 언제든 들어와 함께 음악을 듣거나 연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함께할 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팬데믹 동안 저 역시 다른 음악가들처럼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음악으로 교감할 기회를 갑자기 잃어버렸다. 토닉의 핵심 가치는 단순하다. 바로 '연결'이다. 음악을 연습하는 일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여정에서 아무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c)Decca Records
레이 첸은 이번 독주회에서 바로크와 고전, 낭만주의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첫 곡으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2번을 연주하고, 이어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3번 중 주요 발췌곡을 선보인다. 연주회의 마지막은 사라사테 작품들로 장식한다. 안달루시아의 깊은 애수를 담은 '스페인 무곡 제1번 플라예라'와 비제 오페라 선율을 화려한 기교로 재해석한 '카르멘 환상곡'으로 무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는 "모차르트와 바흐, 그리그의 노르웨이 음악, 스페인 춤곡, 그리고 '카르멘 환상곡'의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준비했다"며 "독주회는 하나의 '코스 요리'와 같다고 생각해 관객들이 한 자리에서 다양한 음악의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에는 레이 첸과 최근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미국 피아니스트 첼시 왕이 함께한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삶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술가로 사는 것이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 가운데 가장 큰 기쁨이자 특권 중 하나라는 걸 알고 있다.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이 길이 모든 우주를 통틀어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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