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면 사건 종결해줄게"…1억4500만원 챙긴 前관세청 특사경 재판행

마약·관세사범 가족에 뇌물 노골적 요구
지난 2월 구속기소 이어 추가 혐의 입증
검찰 "사법 통제 약화 막을 제도 보완 필요"

마약 밀수범 등 담당 사건 피의자들에게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며 억대 뇌물을 받아 챙긴 전직 관세청 소속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재판에 넘겨졌다.

9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곽중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소환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허영한 기자

9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곽중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소환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허영한 기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혁)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뇌물수수 혐의로 전 관세청 서울세관 수사팀장 A씨와 뇌물공여자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월 뇌물 수수 혐의 일부를 밝혀내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후 추가로 혐의를 입증했다.


당초 관세청은 A씨가 의류수입업체 대표에게 사건 무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요구한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해 5월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금융계좌 추적 등 직접 수사를 벌이면서 억대 뇌물수수의 전모가 새롭게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가상화폐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특사경의 수사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23년 9월 코카인 밀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피의자의 아버지 B씨로부터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주겠다"며 5000만원을 받아내 실제로 피의자를 석방시켰다.


또한 같은 해 12월과 2024년 1월에도 마약 혐의 피의자 가족들에게 같은 명목으로 각각 2000만원과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현금을 주면 사건을 아예 종료해 버리겠다"고 겁박하며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특사경이 일선 수사 현장에서 자의적으로 강제 수사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폐지하는 취지의 공소청법이 통과돼 사법 통제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사권 남용 방지와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해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사건 관리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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