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을 개편하며 기획예산처 신설을 제안했던 제가 초대 장관을 맡게 됐으니, 결국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출입 기자단 간담회를 진행 중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기획예산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박 장관은 4선 국회의원이자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출신으로서 품어온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임기 내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동 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 집행과 더불어, 내년도 예산에서 의무 지출 10% 감축이라는 역대급 칼질을 예고하며 재정 개혁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 수립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과거 노무현 정부의 '비전 2030'이 임기 말에 수립되어 동력을 잃었던 아쉬움을 거울삼아, 이재명 정부 임기 초에 해방 100주년을 겨냥한 '비전 2045'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장관은 "인공지능(AI) 대전환, 인구 변화, 양극화 등 5대 구조적 위기는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2045년 대한민국의 미래 모습을 담은 로드맵을 국민께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3040 젊은 박사를 중심으로 7개 분과를 가동 중이며, 국민과 청년의 목소리를 대폭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정 운용에 있어서는 강도 높은 '지출 효율화'를 재확인했다. 박 장관은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제시한 재량 지출 15%, 의무 지출 10% 감축 목표를 언급하며 "누군가는 쓰고 있는 것을 내놔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령 이것이 악역이라고 할지라도 국민을 믿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부처들을 설득해 나가겠다"며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재정사업 성과 평가를 내실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해서는 "초선 의원 시절 내국세 비중 상향을 주장했던 10여 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학령인구가 급감한 현실을 반영해 공론화를 거쳐 대안을 찾겠다"고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안에 대한 답변도 거침없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2차 추경론에 대해 박 장관은 "밥상 차려놓고 숟가락도 뜨기 전인데 다음 밥상 언제 나오냐고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기 편성된 추경의 신속 집행을 강조했다. 다만 중동 상황의 악화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지자체의 숙원인 지하철 무임손실 국비 보전에 대해서는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지자체 자구 노력, 소비자 부담(요금) 검토 등과 함께 중앙정부 지원을 논의하는 '패키지 딜'이 필요하다"는 개인적 소신을 밝혔다.
취임 한 달여가 지난 소회로 박 장관은 "기획예산처를 그간의 '힘쓰는 조직'에서 국민과 나라에 '힘주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며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기획처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는 말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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