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전용 주차구역을 확보하기 위해 지상에 설치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폐쇄, 지하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인의 편의를 향상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공단 전용 주차구역이' 기존 목적과 달리 사실상 이사장 전용 주차구역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주차장 운영은 공단 몫'이라는 등 장애 인권 감수성은 뒤처진 채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광주 남구 별관동에 시설관리공단 A 이사장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민찬기 기자
21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11일 구비 238만여원을 들여 남구청사 별관동에 위치한 장애인 주차구역 2면을 없애고, 직장어린이집과 남구시설관리공단 전용 주차구역을 각각 1면씩 확보했다. 기존 장애인 주차구역 2면은 남구청사 지하 2층과 5층으로 이동했다.
앞서 지난 2024년 남구는 본관 지하에 있던 총 9면의 전기차 충전소를 전기차 화재 우려 등의 이유로 별관으로 옮겼다. 때문에 별관 주차장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3면과 전기차 충전소 9면 등 총 12면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일반 주차면수가 없는 탓에 어린이집을 등·하원 시키는 학부모들부터 어린이집 교재 도구와 급식 운반 등 통행에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부 남구지부가 주차면수 확보를 지속해서 건의해 왔고, 최근 직장어린이집 전용 주차면수 1면을 확보하게 됐다.
광주 남구가 최근 별관 지상에 있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2면을 폐쇄하고, 본관 지하 2층과 5층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만들었다. 민찬기 기자
문제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지하 주차장으로 보내면서까지 만든 시설관리공단 주차 구역이 사실상 공단 A 이사장의 전용 주차구역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남구는 직장어린이집과 별개로 일반 민원과 공단 측의 요구로 공단 전용주차구역도 함께 조성했다.
실제 최근 남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에는 "시설관리공단이 구청 별관동에 있어 방문 전 직원으로부터 구청 지하 주차장을 이용 후 이동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종량제봉투 수령 등 업무 방문 차량을 위한 일시적인 업무용 주차 안내 또는 공간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남구는 시설관리공단에서 판매하는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기 위한 민원인 차량이 증가하면서 별도의 전용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주차장을 조성했고, 공단 측에 운영을 맡겼다.
그러나 공단 전용 주차장은 설치 이후 A 이사장 차량으로 추정되는 고급 승용차가 수시로 주차돼 있는 등 사실상 '이사장 전용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지하로 내려보내면서까지 구청 산하 기관장의 의전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구 관계자는 "별관에 종량제 봉투를 사러 오는 주민들이 주차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시설관리공단 전용 주차장이다 보니 주차에 관해선 공단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 이사장은 "해당 주차 구역은 민원인이 종량제봉투를 구입할 때 주차가 불편하다는 등의 민원이 나오면서 남구에 꾸준히 요청했고, 공단 설립 반년여 만에 겨우 만들어졌다"며 "민원인이 없는 경우 빈 시간대에 가끔 쓰고 있다. 앞으로 공단 업무가 늘어나는 등 통행량도 증가하면 주차면수 추가 확보 등을 건의하는 등 방법을 찾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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