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21일 국내외 시장 분석 데이터를 발표하며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결정할 것을 법무부에 촉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이날 변협이 공개한 '2026년 기준 전문자격사 현황'에 따르면 변호사 등록자 수는 3만8235명으로, 변리사(1만1293명), 법무사(7968명), 세무사(1만7369명), 공인회계사(2만8141명) 등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업자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변호사 개업자는 3만2168명으로 변리사 개업자(4861명)의 약 7배, 세무사 개업자(1만6573명)의 약 2배, 회계사 개업자(1만959명)보다 1만3000명 이상 많은 수치다.
변호사의 등록자 대비 개업 비율은 84.1%로, 공인회계사(67.7%), 변리사(43.0%), 공인중개사(19.9%), 행정사(2.3%) 등 여타 전문직을 크게 웃돈다. 자격 취득자 대부분이 시장에 진입해 실제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변협은 회계사 업계와의 대조되는 정책 행보도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공인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을 2024년 1250명에서 2025년 1200명, 2026년 1150명으로 2년 연속 축소했다. 개업 회계사(1만9059명)는 개업 변호사(3만2168명)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1인당 평균 소득도 회계사(1억2200만원)가 변호사(1억600만원)를 앞선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회계사 업계에서도 공급 조정에 나섰지만, 법무부는 변호사 배출 감축을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게 변협의 비판이다.
변호사 시장 지표는 가파르게 악화하고 있다.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6.97건에서 2022년 1.05건으로 급락했고, 취업공고는 2021년 대비 2025년 공공기관 기준 24.7%, 전체 18.7% 감소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 중위소득은 3000만원으로 전문직 종사자 중 최하위다.
변협은 해외와 비교해도 한국의 변호사 배출 규모는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인구가 약 2.5배인 일본과 견줄 때,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신규 등록 변호사 수는 일본의 4∼6배에 달한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은 100만명당 34명대를 유지했지만 일본은 6∼8명에 그쳤다. 법률시장 규모 역시 한국(146억달러)은 일본(450억달러)의 3분의 1, 미국(3785억달러)의 26분의 1 수준임에도 신규 배출 규모는 역전된 상황이다.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변협은 일본의 변호사 및 법조인접직역 1인당 담당 인구수가 한국의 8.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영미식 로스쿨 제도와 일본식 법조인접직역·공무원 선발 제도를 병행하면서 변호사와 법조인접직역이 동시에 과잉 배출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변협은 인구 감소와 AI 확산이라는 이중 압박도 경고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이미 감소 국면에 진입했으며,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변호사 직무의 70∼80%까지 자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변호사 수는 로스쿨 도입 당시인 2009년 약 1만명에서 2026년 1월 기준 3만8124명으로 17년 만에 3.8배 이상 급증했다.
변협 관계자는 "시장 포화 상태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며 "합격자 1500명 이하 결정과 함께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정원 감축, 결원보충제 폐지, 로스쿨 통폐합 등 제도 개편을 위한 변협·교육부·법무부 간 협의 체계 구축을 요청한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