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2026년 첫 작품으로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의 대표작 '베르테르'를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오페라 베르테르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베르테르는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트를 사랑하게 되면서 비극적인 운명에 놓인다. 샤를로트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알베르와의 결혼을 약속하지만, 베르테르에게 점차 사랑을 느낀다. 베르테르는 여행을 떠난 뒤 돌아온 뒤에도 샤를로트에 대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알베르에게 총을 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원작 소설은 18세기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라는 현상을 낳기도 했다.
베르테르는 마스네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사랑의 감정을 내면화한 원작의 정서가 어우러져 프랑스 리리크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샤를로트를 메조소프라노가 맡아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내면을 한층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이문열의 소설 '구로 아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을 영화화했던 박종원 영화감독이 처음으로 오페라 연출에 도전한다. 박종원 감독은 영화적 문법을 접목해 새로운 무대 언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면 간 흐름과 인물의 동선, 리액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무대를 설계하고, 줌인, 플래시백 등 영상 매체의 기법도 무대 위에 구현할 예정이다.
박종원 연출은 또 인물들의 내면을 시각화하기 위해 발레도 접목할 예정이다.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안무가로 참여해 일관된 감정을 지닌 베르테르와 흔들리는 샤를로트의 내면을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지휘는 국립오페라단과 나부코, 한여름 밤의 꿈 등을 통해 호흡을 맞춰온 홍석원 지휘자가 맡는다.
문학적 감수성과 여린 마음을 지닌 베르테르 역은 테너 이범주와 김요한이 맡는다. 이범주는 베르디 국제 콩쿠르 2위, 마리아 카닐리아 국제 콩쿠르 1위를 수상했으며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호프만의 이야기', '일 트로바토레' 등에 출연했다. 김요한은 스웨덴 빌헬름 슈텐하마르 국제콩쿠르 1위, 빈 국제콩쿠르 1위를 수상했으며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극장에서 '토스카', '팔스타프' 등에 출연했다.
샤를로트 역은 메조소프라노 정주연과 카리스 터커가 맡는다. 정주연은 라이프치히 리하르트 바그너 콩쿠르 3위 입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2024년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에서 헤르미아 역으로 출연했다. 카리스 터커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과 도이치 오퍼 베를린 협업을 통해 선정된 교류 성악가로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에서 클라리스 공주 역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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