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첫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하고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현재 연간 250억달러 수준에서 5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경제협력을 넘어 핵심 광물·원전·청정에너지·인공지능(AI)·조선·금융 등 전략산업 전반으로 협력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인도 정부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진행된 한·인도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리는 양국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고도화해 동반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며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 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 금융, AI, 국방·방위산업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교류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과 관련해 "우리 기업에 보다 우호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공급망과 녹색경제 등 변화된 통상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통상 규범을 충분히 반영한 방향으로 협정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인도 정부의 정책 지원을 결합해 인도 조선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양국은 금융당국 간 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한 인도 금융시장에 한국 금융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적격성 심사 정보 공유와 핀테크(금융+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AI·디지털 분야에서는 '디지털 브리지 프레임워크'를 통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임석한 가운데 산업협력위원회 신설 양해각서(MOU) 교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양국은 문화창조산업 MOU를 토대로 인도 뭄바이에 코리아센터를 조성하고, 한국어·한국학 프로그램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전자결제시스템 연계 MOU를 통해 상대국 방문 시 자국의 QR 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상호 방문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한·인도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후속 조치가 신속히 이행돼 양국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한국과 핵심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물론 양국 간 경제안보 대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모디 총리는 양국의 CEPA 개선 협상 재개와 관련해 "연내 협상을 재개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화 분야 협력과 관련해 모디 총리는 '허황후와 김수로왕의 사랑 이야기'를 언급하며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통된 유산이다. 오늘날에는 K팝이 인도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간디 추모공원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 대통령궁인 '라슈트라파티 바반'에서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전통 공연이 펼쳐진 가운데 태극기와 인도 국기를 든 어린이들이 국빈을 맞았고, 이 대통령은 인도 국기 색을 반영한 남색·주황색 넥타이를, 김혜경 여사는 남색 투피스를 착용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뉴델리 '라지 가트(Raj Ghat)'를 찾아 간디를 추모했다. 간디 기념관에 헌화하며 비폭력과 평화의 상징을 기렸다. 이어 정상회담 장소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는 공동 식수 행사가 열렸다. 이 대통령이 심은 나무는 인도 측이 고른 '아소카' 나무였다. 아소카는 인도의 고대언어인 산스크리트어로 '평안'을 뜻한다.
이 대통령의 이번 인도 방문은 8년 만의 한국 대통령 인도 국빈방문이자 역대 정부 출범 이후 최단기간 내 성사된 방문이다. 정상회담에서도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논의가 이어졌고 ▲CEPA 개선협상 재개 ▲조선·해운·해양물류 협력 ▲에너지 자원 안보 ▲디지털 브리지 ▲첫 장관급 산업협력위원회 신설 등 구체 협력 과제도 테이블에 올라 15건의 문건이 체결됐다.
마지막 일정인 무르무 대통령이 주최 국빈만찬에서도 이 대통령 부부의 복장에는 한·인도 우호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 대통령은 김 여사가 조달청 '한국본색' 행사 당시 '비컬렉션' 부스에서 직접 구매한 초록색 한글 넥타이를 착용했다. 인도 국기 색상인 초록색을 활용해 인도의 극진한 대우에 감사를 표하고, 양국 우정이 앞으로 더욱 깊어지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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