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금융사 해외진출 한계…"이자중심·동남아에서 벗어나야"

日3대 메가뱅크는 해외 수익 절반 넘어
韓금융사, 자본효율성 중심 해외사업 조정 필요

韓금융사 해외진출 한계…"이자중심·동남아에서 벗어나야"

국내 금융사들이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해외 진출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의 동남아시아 지역에 편중된 이자 중심 사업 구조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삼정KPMG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사 해외진출 2.0 시대 리밸런싱 투트랙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금융사의 기존 해외 진출 전략의 목표·시장·사업 모델·채널·사업관리 전반을 재설계하는 '해외진출 2.0'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새 전략의 핵심 방향으로 ▲질적 성과 중심의 목표 전환 ▲진출 국가 및 지역 다각화를 통한 타깃 시장 전환 ▲비이자수익 확대 중심의 사업 모델 전환 ▲디지털 및 파트너십 기반 채널 전환 ▲권역별 분권형 거버넌스 전환을 제시했다.


동남아·이자 중심…K금융 수출 '한계' 봉착

韓금융사 해외진출 한계…"이자중심·동남아에서 벗어나야"

국내 금융사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여러 업권이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0년 33개국 330여 개였던 해외점포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46개국 470여 개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점포의 자산과 당기순이익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지 리테일 기반을 강화하고 대출 중심 영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전략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해외진출은 여전히 은행 중심으로 이뤄졌고, 사업 모델 또한 대출 위주의 이자수익 중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해외점포 중 은행업권 비중은 43.8%로 가장 높았다. 2024년 기준 은행 해외점포의 손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5%에 달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기준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은행과 증권 각각 전체 대비 10.7%, 7.3% 수준에 그쳤다. 일본의 3대 메가뱅크가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는 것과 상반된다. 또한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2018년 0.86%에서 2024년 0.74%로 오히려 하락했다.

韓금융사 해외진출 한계…"이자중심·동남아에서 벗어나야"

지역 편중 현상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점포 중 아시아 비중은 66.1%에 달한다. 특히 베트남(12%), 중국(9%), 인도네시아(7%), 인도·미얀마·홍콩(각 6%)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잠재 성장성과 지리적·문화적 인접성이 높은 시장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나, 동시에 지역적 쏠림과 해당 지역 내 국내 기업 간 경쟁 심화라는 한계를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국가별 수익성을 보면 미국 등 일부 시장의 이익 비중은 확대되는 반면, 중국과 영국의 순이익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은행)와 태국·미얀마(증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투트랙 재조정 필요…"日 사례 따라야"

韓금융사 해외진출 한계…"이자중심·동남아에서 벗어나야"

보고서는 금융사의 해외진출 전략을 자본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전면 재편하는 '투트랙 리밸런싱 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자본 효율성 중심의 해외사업 재정비를 강조했다. 해외 법인, 점포 및 사업 부문별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재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거나 전략적으로 재배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트랙은 새로운 성장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확장 전략이다. 차세대 글로벌 요충지와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등 외적 성장 전략과 디지털 기술 기반 확장 모델을 결합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자본 효율성 중심의 국가별 포트폴리오 진단 및 재편 ▲사업 및 점포 단위 리밸런싱 ▲외적 성장(M&A·파트너십)과 현지화 전략 강화 ▲디지털·플랫폼 기반 시장 침투 및 확장 ▲운영모델 및 인재관리 체계 고도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금융사의 선진 사례도 제시했다. 일본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투자은행 중심 확장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했다. 도쿄해상은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보험사로 성장했다. 모넥스는 디지털 기반 증권 비즈니스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중남미 기반 디지털 금융사 누뱅크는 물리적 점포 없이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재석 삼정KPMG 컨설팅부문 금융전략 담당 상무는 "금융사는 자본효율전략 관점으로 기존 사업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비이자이익과 디지털 확장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미국은 투자·자산운용, 동남아는 플랫폼·리테일·결제, 인도는 자산관리(WM)·브로커리지, 홍콩과 싱가포르는 딜 소싱 허브를 중심으로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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