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선박을 나포한 이후 이란이 2차 종전 회담 참여 결정을 미루며 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압적인 외교 전략이 리스크를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발표한 휴전에 대해 "워싱턴 시각으로 수요일 저녁에 만료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과 지난 7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휴전 시한은 21일까지로 알려졌으나 휴전이 8일부터 발효된 것을 고려해 휴전 기간을 하루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다"며 "나쁜 합의를 하도록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기간 연장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답변한 것은 이란이 협상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회담 참여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지만, 중재국에는 협상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이란과 추진 중인 이번 합의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 '졸린' 조 바이든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로 불리는 JCPOA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JCPOA보다 더 강한 조건의 합의를 협상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해제하지 않을 '봉쇄'가 이란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협상 와중에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기대와 달리 이란은 현재 2차 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협상 태도를 비추어 볼 때 신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날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저녁 무함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모순된 입장과 이란을 향한 위협적인 수사가 외교적 절차를 지속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외교 프로세스가 미국의 태도 때문에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의미다. 특히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지속적인 도발과 휴전 위반을 언급하면서 이란 상선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란은 이 사안들의 모든 측면을 고려해 향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2차 회담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을 자 답변을 거부하며 "미국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강경하면서도 경계심 강한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외교 전략의 영향이라고 외교안보 전문가는 지적했다. 하미드레자 아지지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이란 안보 전문가는 "이란 지도부는 이란 내 강경파들로부터 압박받고 있다"며 "그들은 매우 강경하고 이념적인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핵심 지지 기반을 갖고, 어떤 양보의 기미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2차 회담 중에도 미국이 전면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테헤란 대학교 정치학자인 사산 카리미는 "이란은 함정에 빠지고 싶어 하지 않고, 시간제한이나 전제 조건 설정과 같은 압박 협상도 원하지 않는다"며 "그런 상황이라면 이란은 전쟁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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