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지? 집에서 밥 해먹기 귀찮아"…초고가 아파트서 번지는 1~2만원대 '호텔급 급식'[럭셔리월드]

2017년 성수동서 시작, 신축 아파트 '기본 옵션'
식대 1만~2만원, 호텔급 셰프·맛집 협업까지

회사 구내식당과 학교 식당을 떠올리게 했던 단체급식이 이제는 고급 아파트의 '프리미엄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집에서 밥을 사 먹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고메드갤러리아 홈페이지.

고메드갤러리아 홈페이지.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고메드 갤러리아 등 주요 급식업체들은 아파트 식음 서비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래미안원베일리·래미안원펜타스·래미안리더스원·브라이튼여의도 등에서, 삼성웰스토리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래미안블레스티지·용산센트럴파크 등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고메드 갤러리아도 트리마제서울, 개포래미안포래스트, 개포디에이치자이 등 주요 단지에서 입주민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2017년 성수동에서 시작, 이젠 아파트 기본 옵션

고급 아파트 커뮤니티 내 식음 서비스는 2017년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강남·서초 등 고급 단지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최근에는 수도권을 넘어 지방 광역시까지 확대되며 신축 아파트의 '기본 옵션'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특히 2020년 이후 공급된 단지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식당과 카페를 필수 커뮤니티 시설로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운영업체 선정 방식도 기존 급식과는 차별화된다. 산업체·오피스 급식처럼 경쟁 프레젠테이션(PT)과 시식 평가를 거치는 것은 동일하지만, 여기에 입주민 투표가 추가된다. 입찰 기준 역시 가격뿐 아니라 메뉴 완성도, 서비스 품질, 운영 레퍼런스, 브랜드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특히 고급 단지일수록 동일한 가격에서 얼마나 높은 수준의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강남권 고급 아파트의 평균 식사 단가는 1만~2만원 수준으로, 일반 오피스 급식(6000~8000원) 대비 높은 편이다. 다만 아파트 식음 서비스는 이용 인원이 적고 수요 변동 폭이 커 운영 효율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대신 메뉴와 서비스 수준은 외식에 가깝다. 호텔 출신 셰프와 매니저가 상주하며 한식·양식·중식·일식 등 다양한 메뉴가 제공된다. 지역 맛집과 협업한 특식이나 키즈 메뉴, 건강식, 트렌디 메뉴 등도 함께 운영된다.


이용층은 단지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강남권 기준으로는 30~40대 맞벌이 부부와 시니어층이 핵심 고객이다. 맞벌이 가구는 저녁 식사 해결 수단으로, 시니어층은 일상적인 식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시니어 비중이 높은 단지는 이용률이 안정적인 반면, 직장인 비중이 높은 단지는 평일 낮 이용률이 낮고 주말 이용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가구당 평균 이용률은 20~30% 수준으로 알려졌다.

"뭐 먹지? 집에서 밥 해먹기 귀찮아"…초고가 아파트서 번지는 1~2만원대 '호텔급 급식'[럭셔리월드]

수익성은 '아직', 차별화하는 기업들


다만 수익성은 미흡하다. 식수 인원이 적은 데다 입주민 눈높이가 높아 운영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낮은 단가로 입찰에 참여했다가 중도 철수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업계는 현재 아파트 식음 서비스 시장 규모를 약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급식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군 급식과 아파트 급식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아파트 시장은 초기 단계로 연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급 아파트 운영 경험 자체가 향후 사업 확장의 레퍼런스로 활용된다는 점도 진출 요인으로 꼽힌다.


CJ프레시웨이는 산업체·오피스 급식에서 쌓은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아파트 식음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래미안원베일리에서는 호텔 출신 셰프와 매니저를 배치하고, 업계 최초 100% 직접 고용제를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메뉴는 한식과 일품요리 두 개 코너로 구성되며 직화 요리, 탕 요리, 철판 요리, 중식 면 요리 등 외식 수준의 메뉴를 제공한다. 여기에 '엄지네 꼬막 비빔밥', '삼원가든' 등 외식 브랜드와 협업한 특식 메뉴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계약재배와 산지 직송을 기반으로 한 식자재 조달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고메드 갤러리아는 아파트 커뮤니티 식음 서비스에 특화된 사업자로,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컨설팅형 모델을 구축했다. 식당 배치와 운영 방식까지 포함해 계약부터 개점까지 1~3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며, 건설사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가족 단위 고객과 다양한 연령층을 고려해 건강식·키즈 메뉴·트렌디 메뉴를 동시에 운영하고, 쿠킹 클래스나 참치 해체 쇼 등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델리 브랜드 '타블레'를 론칭해 외식 메뉴를 아파트 식음 서비스로 확장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아파트가 단순 주거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생활과 소비가 이뤄지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헬스장과 수영장에 이어 식음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아파트가 하나의 복합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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