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이상해졌다"…'사회 안전망'으로 떠오른 기후보험

계절 뒤엉킨 날씨…이상기온 일상화
'기후 리스크' 대비하는 기후보험 주목
"민관 협력·취약계층 보호 필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이를 보장하는 '기후보험'이 핵심적인 정책·금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 규모가 커질 것에 대비해 공공과 민간의 위험 분담이 요구되는 가운데 취약계층 보호를 포함한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기후보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날씨가 이상해졌다"…'사회 안전망'으로 떠오른 기후보험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강원·충남·전북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발령 기록이 확인되는 2005년 7월 이후 가장 늦은 시기에 발령된 한파주의보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 19일에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평년 대비 10도 이상 높은 29.4도를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4월 중순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상 기온은 단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기후 변화 흐름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과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강수 양상은 극단화돼 경기·충남에서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호우가 관측된 반면 강원 영동은 100년 만의 가뭄을 겪는 등 지역 간 기후 격차도 심화됐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정책보험에 반영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기후보험을 도입해 폭염 등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온열·한랭질환 진단비를 50% 인상하고 사망위로금·응급실 내원비 등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일부 취약계층 중심이던 보장 대상도 임산부 등으로 확대하면서 기후 리스크 적용 범위를 넓혔다.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보험 역할 커진다

"날씨가 이상해졌다"…'사회 안전망'으로 떠오른 기후보험

기후위기는 계층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폭염·혹한은 노인과 기저질환자에게 더 큰 영향을 주고 침수 피해 상당수는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되는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KB손해보험은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날씨로 인한 휴업 손실을 보장하는 지수형보험인 'KB 전통시장 날씨피해 보상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로 선정된 이 상품은 강수량·기온 등 기상지수가 일정 기준을 벗어나면 별도의 손해 입증 없이 보험금을 지급해 기후 변화에 취약한 소상공인의 영업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험업계에서는 생활 속 기상이변과 더불어 산불·홍수 등 대형 재난의 피해 규모도 커지면서 기후보험의 역할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위기 심화로 극단적 기상현상에 따른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보상·복구 부담을 민간과 공공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대재해채권 등 재해 리스크를 연계한 보험연계증권(ILS) 도입과 발행주체인 특수목적기구(SPV) 관련 제도 정비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후 리스크는 노인과 기저질환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품 혁신을 통해 기존 보험이 다루지 못했던 위험까지 보장을 확대해 보장 공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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