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6213.92로 장을 시작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원 내린 1479.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2026.4.20 강진형 기자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지만 종전 기대감이 작동하면서 우리 증시가 상승에 성공했다.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잔고 등 증시 주변 자금도 증가하고 있고, 23일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기대감도 있어 코스피 신고가 도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36% 오른 6213.92에 개장한 뒤 상승 폭을 키워 오전 10시18분 현재 1.09% 오른 6259.59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0.25% 내린 1167.10에 장을 시작한 뒤 상승 반전해 1.32% 오른 1185.48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0원 내린 1479.5원으로 출발해 1474원대로 내려갔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감으로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주말새 중동 긴장감이 다시 커지면서 우리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주 금요일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한다고 했지만 하루 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를 번복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시 얼어 붙었다. 미국 역시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면서 추가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국제유가는 재차 급등했다. 다만 미국 이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다시 파키스탄에 파견하는 등 종전 기대감이 여전해 우리 증시는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종전이라는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협상 과정 노이즈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오전 10시21분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3000억원가량을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2600억원, 230억원 순매수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전거래일 대비 3.01% 오른 116만2000원에 거래 중이며 삼성전자도 0.23% 오른 21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2.51%), 두산에너빌리티(4.98%), HD현대중공업(1.17%) 등은 오르고 있지만 현대차(-1.02%), 기아(-0.38%), 삼성바이오로직스(-0.31%)는 하락세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91%), 현대로템(2.55%),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2.51%), 한화시스템(0.08%) 등 방산주는 상승세다.
중동에서 긴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증시가 전고점 근처까지 상승하면서 투자자 예탁금은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19조742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해 계좌에 보관 중인 자금으로, 향후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표적인 대기 자금이다. 통상 예탁금의 증가는 투자심리 개선과 유동성 확대를 의미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4일 미국과 이란 전쟁 직후 저가 매수세가 강력하게 유입되며 132조68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6일 107조4674억원까지 떨어졌었다.
'빚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8722억원으로, 이 중 코스피 시장에만 23조4258억원의 자금이 몰려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하락 시에는 반대매매(강제청산) 위험이 따르는 고위험 투자다.
특히 레버리지 자금은 반도체 대장주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 잔액은 지난 2월 27일 2조3065억원에서 이달 17일 3조3683억원으로 46.0%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조7358억원에서 2조2741억원으로 31.0% 증가했다. 코스피가 지난 2월 6000선을 돌파하면서 포모(FOMO·소외 공포감) 심리가 다시 확산됐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자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증시는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있어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23일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뒤이어 현대차, 기아, HD현대중공업, KB금융 등 대형주의 실적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최근 1개월 컨센서스는 38조원에 달한다. 앞서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만큼 SK하이닉스도 4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SK하이닉스 실적에 따라 우리 증시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초반 우리 주식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불확실성과 실적 시즌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셀온 물량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익 개선 전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다시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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