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폭군' 발언 "트럼프 겨냥 아냐…해석 논평 가까워"

"한 줌 폭군이 세상을 유린하고 있다" 비판
"美 대통령 발언으로 정치적 상황 만들어져"

레오 14세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쟁'을 벌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사태를 두고 교황은 전쟁을 주도하는 지도자들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바 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BBC,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의 해명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순방 중 나왔다. 이날 교황은 카메룬을 떠나 앙골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모든 측면에서 정확하지 않은 서사가 존재했다"며 "순방 첫날 미국 대통령이 나에 대해 일부 발언을 하면서 만들어진 정치적 상황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레오 14세 교황. EPA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 EPA 연합뉴스


이어 "그 이후로 나온 많은 글은 발언 자체보다 그 발언을 해석하려는 '논평에 대한 논평'에 가까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16일 카메룬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줌의 폭군이 세상을 유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그는 해당 발언이 "트럼프의 비판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2주 전 작성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명 종말'을 주장한 바 있다. 이후 교황은 "진정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두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괜찮다고 여기는 교황을 원치 않는다"며 "레오는 교황으로서 본분에 충실해 상식적으로 활동해야 하며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훌륭한 교황이 되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후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쟁을 주도하는 여러 지도자를 지속해서 비판해 왔다. 그는 "신성한 것을 암흑과 오물 속으로 밀어 넣고, 종교와 신의 이름을 자신의 군사·경제·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하는 이들에게 화가 미칠 것"이라며 "신의 창조물을 착취하는 건 모든 정직한 양심이 비난하고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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