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고 일부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종전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해협 봉쇄 해제를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군부가 다시 통제 방침을 밝히면서, 이란 내부의 온건파와 강경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러한 내부 분열이 향후 협상 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연합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재봉쇄 조치가 협상을 이끄는 정치 지도부와 군부 강경파 간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중재 측에서는 이란과 미국이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이며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특히 전쟁 이후 세력이 확대된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협상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윌슨센터 소속 이란 전문가 모하메드 아메르시는 "서방은 이란을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가진 국가로 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외교 채널을 통한 합의가 이뤄져도 결정적 순간에는 군사력을 쥔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협 개방을 처음 발표한 주체는 군부가 아닌 아라그치 장관이었다. 실용주의 성향의 베테랑 외교관인 그는 휴전 종료를 앞두고 협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출신 마이클 싱은 "이 발표는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을 진전시키려는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곧바로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걸프 해역 선원들의 교신 기록에 따르면, 자신을 혁명수비대 소속이라고 밝힌 인물은 같은 날 무전을 통해 해협이 여전히 봉쇄 상태이며 통과 시 허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떤 트윗이 아니라 알리 하메네이의 명령에 따른다"고 언급했다.
혁명수비대 산하 타스님 통신 역시 아라그치 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책을 발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경파 인사인 모르테자 마흐무디는 해당 발표가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고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장관 해임까지 요구했다.
외신 등은 군부 고위 자문을 인용해, 아라그치 장관이 사전 협의 없이 발표를 강행한 데 대해 군부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혁명수비대가 전쟁 피해에 대한 보복 의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같은 내부 긴장 분위기는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종전 회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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