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선거]"정치 개혁 구호 어디로"…조국혁신당, 호남 민심 흔들 카드 실종

민주당 탈당 인사 대거 포진
메시지·인물 차별화 실종
전략 부재 속 유권자 외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선거에 잇따라 후보를 내세우며 세 확장에 나섰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민주당 독주 구조를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의 인물 경쟁력이 한참 떨어지는 데다, 눈에 띄는 전략도 보이질 않아서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곤 있지만, 정작 지역 내 반응은 차갑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3월 25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전망대에서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3월 25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전망대에서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확정된 곳은 11개 지역으로 잠정 집계됐다. 광주 동구 김성환, 담양 정철원, 함평 이윤행, 여수 명창환, 나주 김덕수, 곡성 박웅두, 구례 이창호, 장흥 사순문, 영암 최영열, 영광 정원식, 장성 김왕근 등이 출마 채비를 마쳤다. 목포와 신안은 현재 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다.

조국혁신당의 이번 선거 기본 전략은 '민주당 독점 구조 타파'로 모아진다. 민주당 간판만으로 당선이 가능한 지역 정치 지형을 바꿔 호남에서 민주당을 견제할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단 구상이다.


그러나 정작 후보 면면을 보면 상당수가 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혁신'이라는 이름과의 괴리가 지적된다. 참신한 인물 발굴은 뒷전인 채 민주당서 어느 정도 체급을 키워 온 기존 정치인 영입에 치중했단 느낌마저 든다. 조국혁신당의 이번 선거 방향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것이 이 때문이다.


이는 2016년 총선 당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 돌풍과도 극렬하게 대비된다.

지난달 조국혁신당 광주광역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에 나설 1차 공천 심사 결과를 확정·발표할 당시 모습.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제공

지난달 조국혁신당 광주광역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에 나설 1차 공천 심사 결과를 확정·발표할 당시 모습.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제공

당시 국민의당은 호남 18석 중 16석을 차지하며 민주당 아성을 무너뜨렸다. 민주당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새 정치'를 내세운 안철수 같은 비기성 정치인의 등장이 유권자 변화를 끌어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지역에서 워낙 굳건해 수면 아래에 있을 뿐 현재도 지역 내 민주당 독점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은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광주, 전남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경선 과정에서의 각종 잡음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으로선 과거 국민의당이 했던 것처럼 지역을 비집고 들어갈 좁은 틈새가 열린 셈이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과거 국민의당처럼 유권자의 선택을 이끌 강력한 메시지나 전략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조국혁신당 일부 후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지역발전 아젠다 보단 그저 민주당 후보들을 향한 의혹 제기나 흠집 내기, 혹은 지역 내 민주당의 고질적 문제점들을 단순히 지적하고 고자질하는 데 그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했을 당시의 모습의 '재현'으로 비친다.


여기에 가끔 조국 대표의 지역 방문 때를 맞춰 후보들이 함께 등장하는 식의 단발성 활동에 치중할 뿐이다. 형태만 바꾼 상위버전의 또 다른 민주당 경선처럼 보인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역 유권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참신한 인물 섭외에 실패하면서, 나름 공들인 공약이나 정치적 전략까지도 함께 외면받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더욱이 역사상 첫 전남·광주 통합시장 선거에 아직도 후보를 내지 않은 채 관망하는 모습은 현재의 혁신당의 상황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 총선(22대)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구호 아래 당시 창당 한 달여 만에 12석을 확보했던 신선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아쉬움이 큰 실정이다.


일각에선 "일부러 민주당과 합당을 전제로 보폭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해석까지 나온다.


지역 시민사회에선 보다 근본적인 한계를 짚는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지역 정치 구조상 경쟁력 있는 인물들이 민주당 출신일 수밖에 없는 근본적 문제는 있다"며 "다만 이 구조를 넘어서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명분과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당이 공당으로서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후보 검증 등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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