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명가' IPARK영창(아이파크영창)이 경영난 끝에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17일 HDC그룹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 아이파크영창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2006년 HDC그룹에 인수된 지 20년 만이다.
글로벌 어쿠스틱 악기 시장 축소에 따른 경영난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디지털 자산인 커즈와일을 활용해 어쿠스틱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 했지만, 글로벌 악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어쿠스틱 악기 수요까지 급감하며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IPARK영창 홈페이지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알리는 공지사항이 게시돼 있다. IPARK영창 홈페이지
실적은 해마다 악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적자 전환한 이후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영업손실은 연결 기준 2020년 12억원에서 2022년 109억원까지 확대된 뒤 2025년 5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64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인 311억원까지 감소했다.
본업인 악기 사업이 부진했지만, 부대사업인 전문직 공사업이 그래도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2023년에는 전문직 공사업 매출(244억원)이 전년 대비 31.1% 성장하며 부진한 전자악기 매출(204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실적을 일부 방어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전문직 공사업 매출도 2025년 102억원까지 줄어들며 사실상 사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아이파크영창 측은 "인력 및 비용 효율화, 물류비 절감과 제품 라인업 개편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누적 손실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자, 협력업체,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다"며 "법원의 회생절차에 성실히 임하며 조속히 경영을 정상화하고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HDC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회생절차를 통해 이해관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회사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아이파크영창 경영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대주주로서 이행해야 할 법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파크영창이 회생 절차에 돌입한 것이 그룹의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게 HDC그룹의 설명이다. HDC그룹에서 아이파크영창이 차지하는 매출과 자산 비중은 각각 0.4%, 0.2% 수준이며 상호 연대보증이나 금융기관 차입도 없다. 악기 관련 거래 채무는 40억원 수준이다.
아이파크영창은 1956년 신향피아노로 설립돼 1962년 영창악기제조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 뒤 1971년부터 영창 브랜드로 악기 수출을 시작했다. 1990년 미국 전자악기 브랜드 커즈와일을 인수하며 전자악기 시장에서 발을 넓혀왔다. 2006년 HDC그룹에 인수된 뒤 2016년 전문직 공사업에 진출하며 수익 다각화를 꾀했다. 2018년 HDC영창으로 사명을 바꾼 뒤 2026년 아이파크영창으로 다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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