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유전자치료 규제 불확실성 해소…툴젠 등 국내 기업 시장 개척 청신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초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 안전성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유전자 편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의도적 절단(오프타깃) 위험에 대한 표준 평가 기준이 마련되면서 관련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관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FDA, 유전자치료 규제 불확실성 해소…툴젠 등 국내 기업 시장 개척 청신호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FDA 산하 생물학적제제 평가연구센터(CBER)가 발표한 이번 초안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의 비의도적 편집 결과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체외(Ex vivo)와 체내(In vivo) 편집 제품에 모두 적용되며, 임상시험계획(IND) 및 품목허가(BLA) 신청 시 제출해야 할 비임상 연구 데이터의 범위를 규정했다. 염기서열 분석 전략, 샘플 선택, 분석 파라미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권고사항도 포함됐다.


이러한 안전성 가이드라인 정립이 시급했던 이유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특성과 예측하기 어려운 규제 환경 때문이다. 크리스퍼(CRISPR)로 대표되는 게놈 편집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포 내 DNA 설계도를 직접 자르거나 교정해 질환의 근본 원인을 수정한다. 희귀 유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지만, 표적이 아닌 엉뚱한 염기서열을 잘못 자르는 오프 타깃 부작용 위험이 존재한다. 예기치 않은 유전적 변이나 질환 유발로 이어질 수 있어 정교한 검증이 필수적이나, 그동안 이를 평가하는 표준화된 기준이 부재해 신약 개발사들은 임상 설계 단계부터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최근 희귀 질환 신약 심사 과정에서 예상 외의 규제 결정이 나오거나 자문위원회가 개최되지 않는 등 FDA를 향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평가 기준이 구체화되면서 DNA를 직접 교정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졌다. 크리스퍼 캐스9 원천 특허를 보유한 툴젠은 희귀 유전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CMT1A) 치료제의 미국 임상을 준비 중이다. 초소형 유전자 가위 플랫폼을 보유한 진코어 역시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비임상 단계부터 안전성 입증에 나설 수 있다.


기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량한 플랫폼을 확보한 지플러스생명과학은 NGS 기반 평가를 통해 자사 기술의 타깃 정확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엣진 또한 미국 규제 기준에 맞춰 임상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일라이릴리 등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각광받는 분야"라며 "평가 기준이 명확해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파이프라인의 안전성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기술 수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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