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번쩍' 식품 채운 백화점, 1000원샵 뺨치는 마트…지갑 여는 생존의 법칙[K자형 소비시대]③

29CM 입점 여성복 브랜드 2년새 3배↑
고정비 부담 줄이고 데이터 활용 가능

#지난해 패션 플랫폼 29CM에 입점한 국내 대기업 여성복 브랜드 수는 2023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43% 늘었다. 전통 패션 기업들이 오프라인 중심 유통 구조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2030 여성 고객이 집중된 플랫폼을 중심으로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주요 백화점 점포 입점을 위해 브랜드 포지셔닝과 매장 구성, 시즌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플랫폼 입점을 전제로 상품 기획과 가격 정책, 콘텐츠 전략까지 새롭게 짜는 사례가 늘고 있다.


'K자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중각 가격대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업 축을 옮기고 있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의 높은 수수료와 운영비 부담을 줄이면서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기획의 정밀도를 높여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하는 생존 전략이다.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29CM에 입점한 패션 대기업 여성복 브랜드의 거래액은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7% 이상 증가했다. 코오롱FnC의 '럭키슈에뜨'는 온라인 전용 세컨 라인 '슈에띠즈'를 플랫폼 단독으로 운영하며 같은 기간 거래액이 548% 이상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 '스튜디오톰보이', '지컷' 역시 거래액이 110% 이상 늘었다. 1992년 론칭한 '온앤온'은 봄 신상품 효과로 3월 한 달간 6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했고, 잡화 브랜드 '조이그라이슨'도 같은 기간 25% 이상 성장했다.


'번쩍번쩍' 식품 채운 백화점, 1000원샵 뺨치는 마트…지갑 여는 생존의 법칙[K자형 소비시대]③

패션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기획과 재고 운영까지 최적화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 중심 구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속도와 효율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형 유통채널도 명품과 초가성비 소비로 양극화가 커지면서 각자도생에 나섰다. 백화점 업게는 상권 경쟁력이 높은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과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은 물론, 전시·미식·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체류형 공간으로의 전환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초고급화 전략의 상징 점포'로 키우고 있다. 식품관과 럭셔리관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니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몰'로 재구성했다. 특히 강남점 식품관은 고급 미식 콘텐츠를 강화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과 본점(명동점)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잠실점은 명품 브랜드 리뉴얼과 더불어 식음료(F&B) 공간을 대폭 확장하며 체류형 공간으로 재편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을 대표적인 전략 점포로 육성하고 있다. 판교점은 IT·패밀리·프리미엄 소비층을 동시에 겨냥해 식품·리빙·문화 콘텐츠 비중을 높였으며, 미식 공간과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지역 거점형 프리미엄 몰'로 자리잡고 있다.


'번쩍번쩍' 식품 채운 백화점, 1000원샵 뺨치는 마트…지갑 여는 생존의 법칙[K자형 소비시대]③

반면 대형마트와 중저가 유통 채널은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정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초저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에브리데이와 함께 선보인 신규 PB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에 이어, 연말에는 매장 내 초저가 상품 편집숍 형태인 '와우샵'까지 도입했다.


'5K PRICE'는 대부분 상품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초저가 PB 라인이다. '와우샵'은 이마트가 직접 기획하고 소싱한 초저가 생활용품을 모은 매장 내 편집숍으로, 해외 직소싱 방식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와우샵 매출의 약 60%는 2000원 이하 상품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3000원 이하 상품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면 더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는 흐름이 매우 뚜렷하다"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생존 자체가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