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화순 지역 여러 곳에 게시된 "남의 돈으로 군수되면 군민이 피해 봅니다. 군민 힘으로 군수되면 화순이 발전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독자제공
더불어민주당 화순군수 경선이 정책대결을 넘어선 '비방전' 양상으로 흐르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품을 연상시키는 자극적 문구의 현수막이 대거 게시되면서 논란은 경찰 수사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1일 화순 지역 정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화순 지역 여러 곳에 "남의 돈으로 군수되면 군민이 피해 봅니다. 군민 힘으로 군수되면 화순이 발전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화순군 내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됐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현수막 개수는 40~50여개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된 현수막엔 '누가 설치했고, 누구를 지칭하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적시되지 않았지만, 임지락 후보측에선 여러 여건상 '본인들이 타깃이 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화순군수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은 문행주·윤영민·임지락 등 총 3명이다. 이 중 문행주, 윤영민 후보는 최근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우의 수를 따져봤을 때 임 후보 쪽으로 방향이 모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일부 주민들에게 특정 인물이 차량을 이용해 해당 현수막을 설치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해당 인물은 공직자 출신으로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해당 현수막이 내걸린 다음 날 윤 후보가 해당 현수막 사진과 함께 '윤영민은 누구의 돈도, 누구의 조직도 아닌 오직 군민의 힘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문구를 담은 카드 뉴스를 대대적으로 배포하면서 이러한 추정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임 후보측에선 이번 현수막 사태를 "근거 없는 허위, 거짓 마타도어"로 규정, 강력한 조치에 나서겠단 방침을 세웠다. 명백한 허위사실임에도 화순군민들에게 자칫 임 후보에게 심각한 오해를 남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이번 사건은 윤 후보 캠프 관계자 등을 상대로 한 불특정 시민의 고발장이 접수되며 경찰 수사선상에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화순지역 내에선 우려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선거가 정당한 정책 대결이 아닌, 상대 후보 비방전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뜬금포에 가까운 내용을 현수막에 적시, 이를 길거리에 수십 개 게시하는 행위 자체가 지역 선거 수준이 떨어지는 행위란 목소리도 나온다.
화순 지역 한 주민은 "의혹을 제기하거나, 문제를 공론화할 때는 문제를 확실히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내놔야지 비겁하게 현수막으로 의혹만 제기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더욱이 한창 자라나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지역 선거판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심히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윤영민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를 치르다 보면 강성 지지자 중 일부가 일탈행위를 할 수 있다. 이번 현수막 게시 논란도 그러한 차원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현수막 내용을 보면 금품 선거를 하지 말자는 공익적 취지일 뿐이고, 누구를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상대방 측에서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를 빌미로 사과를 요구하고, TV 토론회도 불참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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