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서브노티카' 시리즈 개발사 언노운월즈 전직 경영진을 해고한 것에 대해 미국 법원이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크래프톤은 이번 결정에 "정중히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로고. 크래프톤 제공
16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크래프톤이 테드 길(Ted Gill) 언노운월즈 전 최고경영자(CEO)를 복직시키고 출시 시기 등 서브노티카2와 관련된 스튜디오 운영 권한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길 전 CEO에게 주기로 한 조건부 성과급(언아웃) 산정 기한을 해고 기간인 258일만큼 연장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언노운월즈의 창립자인 찰리 클리블랜드(Charlie Cleveland)와 맥스 맥과이어(Max McGuire)는 이미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것으로 보고 복직시키지 않기로 판단했다.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이 청구한 손해배상액에 대해서도 판단하지 않았다.
결정문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2021년 언노운월즈를 5억달러(약 7460억원)의 선급금과 2억5000만달러의 조건부 성과급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했다. 계약을 체결하면서 크래프톤은 길 전 CEO를 포함한 핵심 임원들의 운영 통제권을 보장했다.
하지만 서브노티카2 개발 과정에서 크래프톤과 언노운월즈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7월 길 전 CEO와 클리브랜드, 맥과이어 등 창립멤버를 해임하고 스티브 파푸트시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 대표를 CEO에 선임했다. 해고 사유는 "게임의 완성도 부족"이었다. 해고된 경영진 측은 "크래프톤이 조건부 성과급을 주지 않으려고 해고했다"면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크래프톤이 조건부 성과급을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영진을 해고했다고 판단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김창한 크래프톤 CEO는 언노운월즈와 잘못된 계약을 맺었다고 우려하면서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 챗GPT와 상담을 나눴다. 크래프톤은 챗GPT의 조언대로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언노운월즈의 서브노티카 출시 권한을 차단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소송이 제기되자 크래프톤이 해고 사유를 경영진의 업무 태만 및 대규모 데이터 다운로드 등으로 변경했지만, 이 역시 정당한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클리블랜드는 서브노티카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영화 및 TV 각색 작업, 맥과이어는 자폐 아동을 위한 게임 연구 등에 집중했지만 이를 업무태만으로 본 크래프톤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용인했다고 봤다. 대규모 데이터 다운로드의 경우 크래프톤이 요청하자 즉각 반환했기에 이 역시 의도적인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크래프톤 측은 "이번 판결에 정중히 동의하지 않으며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또는 서브노티카2와 관련된 실적 기반 추가 보상 문제를 다룬 게 아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절차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